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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김원태, 휴전선에서

  • 기사입력 2018.07.06 10:03
  • 기자명 김원태


휴전선에서
김원태

산과 산은 만나지 못하지만
나무와 나무는 달려가지 못하지만
너와 나는 무엇인가
산도 아닌 것을
나무도 아닌 것을......

샘물과 샘물은
강에서 만나지만
강물과 강물은 바다에서 만나지만
너와 나는 어째서인가
샘물보다 더한 눈물이 있는 것을
강물보다 진한 핏줄이 있는 것을......




안재찬 시인의 시해설/샘물보다 더한 눈물이 있고, 강물보다 진한 핏줄이 있건만 너와 나는 무엇이며, 너와 나는 어째서 두 동강이 난 한반도를 우두커니 바라보고만 있는가.
산과 산은 발이 없어, 나무와 나무는 발이 없어 70년이 되도록 녹슨 휴전선을 넘어갈 수가 없다. 샘물과 강물을 눈으로 보이지 않는 발을 달고 바다에서 만나 몸섞어 백년 천년 잘도 살아가는데, 남과 북은 다리가 멀쩡한데 눈이 멀쩡한데 왜 하나로 원상복구를 못하고 슬픈 얼굴로 늙어가는가.
2018년 4월27일! 남과 북 두 정상은 손을 잡고 세계의 눈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했다. 도보다리에서 밀담을 나누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핏줄을 나누고 눈물을 나누었다. 정전협정을 거두고 종전협정을 체결하여 전쟁 없는 평화로운 나라와 겨레로 살아갈 날이 정녕 오고 있는가. 호사다마라 했다. 조심조심 살얼음판 걷는 기분으로 서로를 위해주며 끌어주며 그렇게 하나의 몸이 되어 시인의 「휴전선에서」를 역사속 글발로 박물관에 보내자. 시인이 섭섭해도 시효가 끝났으므로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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