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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NGO]서울시는 ‘삼일 운동 기념사업’ 이름 바꿔라!

민족투쟁을 ‘운동’으로 격하시키는 것은 역사적 죄악

  • 기사입력 2018.12.21 11:20
  • 기자명 민족NGO편집인

서울시는 내년이 ‘3.1운동 100주년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므로 이를 기념하는 대규모 기념사업을 추진 중이며, '3.1운동 100년, 대한민국 100년' 홈페이지(http://seoul100.kr)를 통해 각종 행사와 강의 등 그 진행되는 현황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역사학자로서 대단히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대환영한다. ‘대한민국’의 건국일이 명확하게 정립되기 때문이다.

▲ 서울시가 여러 곳에서 활용하고 있는 ‘100주년 사업’ 로고


그러나 한 가지 흠은 사업 명칭에서부터 세부 계획과 시설의 설명에까지 ‘거국적인 대일 민족투쟁’을 ‘운동’이라고 격을 낮춘 데 있다. 얼마 전 총리실에서도 이 용어의 변경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서울시에서 이 사업이 완성되기 전에 ‘운동’이라는 용어를 ‘만세 의거’ ‘민족 투쟁’ 등으로 바꾸고, ‘임시정부 수립’보다 ‘대한민국 건국 100년’을 더 강조할 것을 제안한다.

‘3.1독립만세의거와 대한민국 100년’ 유적 연결 사업 대환영!

서울시는 내년도 완공을 목표로 서대문구 의회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4층 총면적 5000~6000㎡의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을 걸립하고, 그 즈음에 복원을 마치는 딜쿠샤를 비롯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경교장 등 일대 명소를 연결하는 ‘독립운동 유적 클러스트’를 조성 중이다.

▲ 2020년 완공 예정인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그리고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을 ‘독립운동 테마 역사’로 조성하고, 여기에서 출발하여 종로에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삼일대로 일대에 있는 ‘3.1운동 준비와 전개 과정에 중요한 공간적 배경이 됐던 3.1운동 대표 유적지 7곳을 연결해 3.1 시민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남산 예장 자락은 일제의 남산 침탈 흔적을 알 수 있는 역사 탐방로인 ‘남산 국치의 길’로 만들고 있다.

▲ 3.1시민공간 7개 거점


서울시의 이 사업은 국내에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을 처음 세우고, ‘대한민국 100년’이라는 표제를 통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1922년에 발표한 ‘대한민국4년 달력(曆書)’의 국경일 속에 3월 1일 독립선언일, 4월 11일 헌법발포일로 명시되어 있듯이 1919년 3월 1일에 온 국민이 참여하는 거국적인 만세의거를 통해 독립을 선언하고, 이를 계기로 4월 11일에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건국’과 동시에 헌법을 선포’했으나 국권을 뺏긴 상태였으므로 정식 정부가 아닌 ‘임시정부’를 수립할 수밖에 없었던 뼈아픈 역사적 사실을 함께 눈으로 볼 수 있게 그 물증이 되는 관련 유적들을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다.

"대일광복투사들의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찾아주는 쾌거!"

현재의 우리 역사교과서에는 1919년부터 1948년 정식 정부수립까지 기간의 국체, 즉 나라 이름은 없고 ‘일제시대’ ‘일제 강점기’ ‘일제 식민지 시대’ 등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체가 대한민국이 아님은 물론 일본도 아닌 일제(일본 제국주의의 준말로서 일본을 높여 부르는 말)가 되므로 광복투쟁 선열들을 ‘일본 국적의 조선지방 테러리스트’가 되고, 헌법 전문의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 매우 심각한 자기상실증이다.

▲ 각 급 학교 역사교과서의 임시정부 시대 표현들(일본도 아닌 일제로 표현) ©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의 이번 ‘대한민국 100년’ 사업은 헌법 전문을 유적으로 입증하면서, 교과서에서 애매하게 표현하고 있는 윤봉길,이봉창 의사를 비롯하여 박은식, 이회영, 신채호, 홍범도 등 많은 광복투사들의 국적이 ‘대한민국’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런 ‘역사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쾌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일 민족투쟁을 ‘운동’으로 격하시키는 것은 역사적 죄악이다!”

그런데, 용어 사용 면에서 다음 두 가지를 신중히 검토하여 수정했으면 한다.

먼저, ‘3.1운동’이라는 용어는 부적절하다. 온 국민이 궐기하여 대한민국이 독립국임을 선언하고 독립국인 대한민국의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계기를 만든 ‘대일 민족 독립 투쟁’ 활동을 ‘3.1운동’ ‘독립만세운동’ 등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민족’ ‘독립’ ‘투쟁’의 의미를 격하시키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이번에 만드는 시설들은 앞으로 오래오래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그 용어도 좀 더 신중을 기해서 정해야 한다.

이 문제는 교과서를 비롯하여 행자부 등 정부나 모든 사전류에서도 한 결 같이 쓰고 있으므로 대부분 국민들은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나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이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해왔으며, 작년에는 역사의병대와 사)한배달에서 이 내용을 3부요인들에게 청원한 바 있었는데,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 문제의 검토 지시했다고 하니 바꿔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서울시의 사업계획에서의 용어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운동’이라는 단어는 ‘스마일 운동’ ‘사회정화운동’ 등 한 국가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대중들의 활동, 또는 대립적인 의미가 없는 세계적인 사회개혁 움직임 등에는 적절한 용어이지만, 우리 국토를 강점하고 국권을 강탈한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려는 거국적?거족적인 민족 투쟁 활동이라는 함의를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한다.

그뿐 아니라 무장을 한 의병들은 물론 광복군이 결성되어 일본군과 전투도 했고, 유엔군의 일부로 동남아지역 전투에 참가하기도 했는데, 그런 투쟁 활동 모두를 ‘독립운동’ 또는 ‘광복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총 쏘며 운동했다’는 부적절한 용어로서, 광복 투쟁으로 순국한 많은 선열들을 민족 투쟁가가 아닌 운동가로 격하시키는 용어이므로 순국선열들 대한 역사적 죄악이 될 수 있다. 당연히 당시 순국한 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할 수 있는 독립투쟁, 광복 투쟁이라는 의미가 포함되는 용어라야 한다.

▲ 대한민국 헌법발포일이 게재된 대한민국4년(1922) 달력 ©


“‘민족 투쟁’이나 ‘독립만세 의거’라고 불러야 한다!”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1948년 제헌국회에서도 ‘혁명’이라는 용어가 적극 검토되었으나 ‘혁명은 국내에서 집권세력을 바꾼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므로 민족 간 투쟁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반론이 있어서 ‘운동’으로 최종 결정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일부 민족운동 단체에서 ‘혁명’ ‘의거’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여 역사의병대에서 이 용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독립’ ‘만세’ 등의 목적을 나타내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고, ‘투쟁’ ‘광복 투쟁’ ‘혁명’ ‘의거’ ‘항쟁’ ‘대일항쟁’ ‘시위’ 등등의 주장이 나오고 이에 대한 타당성 설명과 비판이 있었는데, 정부에서 새로운 이름을 정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한다.

첫째, ‘투쟁’이라는 말이 민족적 움직임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고 비무장 투쟁이라는 말도 있지만, 총칼로 싸운 것이 아니라 독립을 하기 위한 ‘만세시위’였으므로 ‘투쟁’이라는 말은 조금 부적절한 것 같다.

둘째, ‘혁명’은 집권세력을 바꾼다는 의미인데, 집권세력인 일본인을 우리 민족으로 바꾸려 했다고 보면 의미상으로 맞을 수로 있지만, 제헌국회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일본이라는 나라 안에서의 집권세력 교체를 의미하는 뜻이 강하므로 국체나 민족 간의 교체를 나타내기에는 좀 부적절하다.

셋째, ‘의거’는 의로운 거사라는 의미로서 약하긴 하지만 민족 투쟁이라는 의미를 담아낼 수 있으나 그냥 ‘의거’라고만 할 경우 ‘독립선언’을 한 목적이 희석될 수 있으므로, 앞에 ‘독립’이나 ‘만세’ 등의 목적이나 행동양상을 나타내는 단어를 넣어 ‘독립만세의거’라고 하면 상당히 적절한 표현이 될 수 있다.

넷째, ‘시위’나 ‘만세시위’는 외형적 모습 만으로서는 맞는 말이지만, 그 목적인 민족 독립 투쟁을 나타내는 말로서는 너무 약한 표현이다.

다섯째, ‘광복’이라는 말은 국권회복이라는 의미이므로 나라가 있어야 국권도 있으므로 ‘대한민국이 수립된’ 후에 나올 수 있는 용어로서 그 이전인 ‘3?1절’에는 이보다 ‘독립’이 더 맞는다.

여섯째, ‘항쟁’은 항거하여 싸운다는 뜻이니 은연중 상대를 높이는 것 같아 부적절하다.

일곱째,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온 겨레가 참여한 대일 민족투쟁이지만, 일본인 시각에서는 ‘일본이라는 나라 안 조선지역에서 일어난 작은 사회 소요’ 정도로 볼 수도 있으므로 ‘운동’이라는 용어는 일본 측 시각일 수도 있으므로 무조건 바꿔야 한다.

▲ 윤봉길,이봉창 의사의 한인애국단 입단 선서문


“임시정부보다 대한민국 100년이 강조되어야 한다!”

다음의 문제는, 서울시는 관련 홈페이지에서 “오는 2019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밎이합니다.”라고 하여 ‘임시정부의 수립’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3.1운동은 대한민국 건국의 출발점’이라고 하여 ‘애매한 입장인데, 이럴 경우 자칫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 심지어 그냥 ‘임시정부’라고만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어느 나라의 임시정부라는 국체가 없으므로 타당한 표현이 아니다. 정부는 나라가 있어야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나야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헌법 전문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고 했는데, 그 임시정부 수립 전에 대한민국 건국이 있었음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그런 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따라서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아니라 대한민국 건국 100년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

▲ 시민위원310의 중명전(을사늑약 체결 및 헤이그 특사 파견 장소) 답사 장면 ©


'운동’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 있는 서울시 계획

서울시에서는 2017년부터 전문가, 지역주민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3.1운동 100주년 삼일대로 일대 시민공간 조성사업’을 계획하여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하여 2018년 5월 중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 등 관련 기관과 공동추진 협약(MOU)을 체결하고, 7월에 착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민공간’이라는 용어에 의미가 있지만, ‘3.1운동’ ‘독립운동’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므로 조금 서울시 홍보자료의 내용을 그대로 소개한다.

서울시에서 말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만들어지는 ‘3?1시민공간’의 대표적 유적지 7곳은 대략 다음과 같이 조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①3.1운동 테마역사로 조성된 안국역 5번 출구 앞 바닥에는 당시 긴박했던 3.1운동 전개 과정을 시간 순으로 구성한 타임라인 바닥판을 설치한다.
②독립선언문이 보관됐던 독립선언 배부 터인 현 수운회관 앞은 보성사에서 인쇄된 2만1,000여 장의 독립선언문이 보관됐던 자리인데, 현 담장을 허물어 계단쉼터를 만들고 독립선언문의 제작~보관~배부에 얽힌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③3.1운동 이후 다양한 민족운동 집회 장소였던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현재 높은 담장에 가려 삼일대로 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데, 이 담장을 없애고 숨겨졌던 부분을 드러내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④3.1운동의 기초가 된 민족계몽운동의 산실 서북학회 터는 현 건국주차장으로서 건물이 건국대로 이전하고 현재는 표지석만 남아있는데, 벤치가 있는 작은 쉼터를 조성하고 1919년 당시 삼일대로 일대 도시모형을 설치해 옛 도시풍경도 엿볼 수 있게 한다. 서북학회는 1908년 도산 안창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이 설립한 항일독립운동?민족계몽운동의 중심이었다.
⑤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태화관 터는 현재 종로구 공영주차장 부근인데, 현재 주차장 지역 약 1,500㎡를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민족대표 33인을 기억하기 위한 ‘독립선언 33인 광장(가칭)’으로 조성한다.
⑥만세 물결이 시작된 탑골공원 후문광장은 각계각층 시민들이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장소인 만큼, 광장 바닥에 3.1운동 만세물결을 상징하는 발자국 모양을 표현하고, 주차장으로 단절된 삼일대로변 보행길도 정비한다.
⑦그리고, 삼일대로와 태화관길이 만나면서 그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낙원상가 옥상에는 옥상공원인 ‘삼일전망대’(가칭)를 설치하여 삼일대로의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필자는 서울시가 역사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내년의 기념사업이 ‘3?1독립만세의거 100주년’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도록 노력해주기를 강력히 청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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