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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NGO]이 사회의 주체로 나서라!

  • 기사입력 2019.02.11 12:38
  • 기자명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88만원 세대』라는 책이 나온 것이 2007년이다. 비정규직 공포에 시달리는 당시의 20대를 표현했는데, 여기에서 88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난 지금은 ‘77만원 세대’라는 말과 77세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상황은 더 악화되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책임은 기성세대의 무능에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이 사회의 주인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들의 문제를 조직적으로 항의할 줄 모르는 20대 스스로의 문제도 없지 않다.

▲ 이덕일 소장의 강연을 듣고 있는 청중들

지금 한국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586들이다. 이 나라 정치권에는 20대에 감옥 한 번 갔다 온 경력을 금수저 삼아 수십 년째 우려먹는 사람들이 흔하다. 사회는 바꾸지 못한 반면 자신들의 처지만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상승시킨 사람들이다. 이들은 젊은 세대를 우습게 여긴다. 젊은 세대의 분노는 선거 때 이용대상이지 이미 기득권으로 변질된 자신들의 잘못으로 고통 받는 데 대한 반성의 대상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스페인의 신생정당 포데모스(Podemos)는 주목할 사례다. 2008년 스페인도 금융위기를 겪었고, 청년 실업률이 폭증했다. 정부에서 긴축을 추진하자 젊은이들은 광장에 모여들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거부했다. 이런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정당이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뜻의 포데모스다. 2014년 1월 창당되었는데 2015년 총선에서 350석 중 69석을 얻어 일약 제3당으로 떠올랐다. 포데모스는 우파는 말할 것도 없고, 관료화된 좌파정당과 노조도 거부하면서 스스로 문제해결의 주체로 등장했다. 이들의 무기는 소셜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다.

▲ 이덕일 저서

나는 이 나라의 20대들이 스페인의 포데모스처럼 이 사회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586들이 20대의 경험을 가지고 오랜 시절 득세하는 것은 20대가 스스로 주체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20대의 처지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이 사회는 이당이나 저당이나 ‘그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20대의 분노를 어떻게 표로 연결시킬까만 궁리하고 있다. 이당이 아닌 저당에 표를 주어봐야 20대는 여전히 객체에 불과하다.

그런 586들의 20대 시절에서 배울 것은 그들이 당시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온몸을 던졌다는 점이다. 역사를 고민했고, 사회와 체제를 고민했다. 지금의 20대도 그래야 한다. 잘못된 역사를 고민하고 사회를 고민해야 자신들의 문제도 해결된다. 게다가 20대에게는 50대보다 능숙한 소셜 미디어를 다루는 능력이 있고, 그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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