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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특별법 개정에 피해자 목소리 명시 촉구

개정될 특별법에 법적 지위의 피해자 인정, 적극적 배·보상 책무 등 반영 요구

  • 기사입력 2019.10.05 09:49
  • 기자명 은동기 기자
▲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와 피해자 유족단체들과 환경단체 '글로벌 에코넷'이 4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개정에 피해자들의 요구를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 은동기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대표 박혜정. 이하 환노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3/4단계 유족모임(대표 최숙자)과 여러 피해단체 등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망자 유족과 피해자들이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상임회장 김선홍)과 함께 4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참사 특별법 개정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와 함께 2천 년대 들어 국내 최대 참사로 일컬어지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고 피해구제에 나섰다.

개정안은 우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구제급여 피해자들과 구제계정 피해자들로 나누기 위해 설치했던 구제계정을 없애고, 피해자 모두를 구제하기 위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기금’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에 구상권 행사가 용이한 구제급여 대상자들과 승소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는 구제계정 대상자들로 피해자들을 구분하고 있는 현행법을 보완한 것이다. 

또한 이 개정안에는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범주를 넓히기로 했다. 폐섬유화, 천식, 폐렴 등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되는 전신성 질환을 포함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를 건강피해로 규정하기로 하고, 피해자들이 가습기살균제 제조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피해등급을 피해증상의 중증도에 따른 급여지급 기준으로 바꿨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체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한국전쟁 이래 ‘최대의 국가 재난사태’라고 규정하고, 국가의 무관심과 무능력 속에 SK가 1994년 가습기살균제로 제조, 시판한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이윤 추구만을 목적으로 한 부도덕한 장사 속에 현재 피해 사망자만, 1442명에 이르며, 피해자들은 자신의 가족과 자신이 왜 아프고 죽는지도 모른 채 잔인한 16년을 보냈다고 절규했다.

단체들은 또 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임을 알고 나서도 무려 8년 동안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사망자는 사망자대로 국가의 무책임과 무능을 넘어 가해기업을 비호하는 일방적인 행정에 신음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피해도 인정하려들지 않았고, 인정된 피해자들조차 치료를 위한 최소한의 보장도 받지 못한 채 가해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9년째 싸우고 있다”며 지금도 정부는 가해기업을 비호하고 있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들은 실질적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새로운 특별법으로 개정함에 있어 이제야 말로 국가가 약속한 기회의 평등, 과정의 정의, 결과의 공정 및 기업의 도덕적 양심, 사회적 가치 창출을 말로만 떠들지 말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기본으로 피해자 국민의 인권을 존중해 높아진 국격만큼 실질적인 피해규제를 위한 내용을 특별법에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피해 단체들은 개정될 특별법에 법적 지위의 피해자 인정, 가해기업의 안전성 입증 의무와 적극적 배·보상 책무, 가해기업과 별개로 국가의 일괄적 배·보상 규정, 기업과의 소송 없이 위로금, 치료비, 치료를 위한 부대비용,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한 노동능력 제한 등에 따른 일실 수익 등을 항목별로 책정하여 원스톱 시스템으로 지급, 피해자들의 장단기 치료에 대한 책임 명시, 사망자 위로금은 중대 재난에서의 위자료 인정 규정에 징벌제를 추가 책정, 집단 소송제와 증거개시명령제도 소급 적용, 사망 피해자 추모 공간 건립 등에 관한 규정을 특별법에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 피해를 신고한 6400여명 중, 1442명이 사망했으며, 가습기살균제 제품 사용자가 350만명~400만명으로 이중 건강 피해경험자만 49만~56만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한, 1994년~2018년 9월 14일까지 17년 동안 가습기살균제 43개 제품 총 998만개가 판매되었고 2002년 이후 연간 60만개가 판매되고 있으며, 지금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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