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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대한항공, 박창진에 배상"…2심서 배상금 올려
서울고법, 박창진 전 사무장 손배 소송서 대한항공측 배상금 2천만→7천만원
 
김상훈 기자   기사입력  2019/11/05 [17:51]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불법행위와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며 대한항공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항소심에서 1심 때보다 많은 배상금을 지급받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38부(박영재 부장판사)는 5일 박씨가 대한항공과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한항공은 7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한항공의 불법 행위 내용 등을 따져 배상액을 1심이 인정한 2천만원보다 5천만원 상향했다.


재판부는 "회항 사건 발생 직후 인격에 깊은 상처를 입은 박 전 사무장에게 보호조치를 취하거나 재발방지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오히려 사건의 발단을 승무원들 탓으로 돌리고 국토교통부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며 "이로 인해 박 전 사무장은 더욱 깊은 상실감과 박탈감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단순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너의 딸이자 회사의 부사장인 조현아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했다"며 "유사사건의 재발을 억제·예방할 필요성도 위자료 산정의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한항공은 부사장 조현아의 불법행위로 항공기 안전이 초래됐다는 점에서 승객에 대한 안전배려 의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라도 조씨의 책임을 추궁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했어야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박 전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이는 1·2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심은 조 전 부사장도 총 3천만 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으나, 조 전 부사장이 1억 원을 공탁한 점을 고려해 형식상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별도의 추가 판단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박 전 사무장에게 행한 폭행 등은 그 자체로는 중하다 보기 어렵고, 우발적인 면이 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불법행위가 위법성이 더 중하다"고 덧붙였다.

 

'땅콩회항'은 조 전 부사장이 2014년 12월 5일 이륙 준비 중이던 대한항공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박 전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사건이다.

 

박 전 사무장은 이 사건으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휴직했다가 2016년 5월 복직하는 과정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며 조 전 부사장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송에서 박 전 사무장은 부당한 강등을 당했다며 이 인사에 대해 무효 처분을 해달라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이는 1·2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한항공이 박 전 사무장에게 팀장을 맡기지 않은 것을 부당한 징계라거나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 전 사무장은 선고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법원은 저 박창진의 존엄을 7천만원으로 판결했다"며 "어떤 분들은 싸움에서 이겼으니 자축하라지만 저는 그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판결은 요사이 회자되는 선택적 정의의 한 자락을 보는 듯하다"며 "세습경영과 자본권력으로 무장한 이들의 목소리를 더 듣는 사회, 인간의 권리와 존엄은 인정하지 않는 사회라는 신호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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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05 [17:51]   ⓒ w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