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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대통령의 너무나 동떨어진 현실 인식

  • 기사입력 2019.11.22 22:50
  • 기자명 편집인

지난 19일 TV생방송으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음을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의 기간 동안 부동산 가격을 잡아 왔고,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

 

물정 모르는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현실 인식은 답답함을 넘어 한마디로 ‘국민적 충격’이였다. 두 마디론 대통령 발 ‘가짜뉴스’였다.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다시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갖게 되었고 부아를 치밀게 했다.

 

 

과연 문 대통령 말대로 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아 왔을까? 팩트체크를 한 번 해보자. 주택가격 변동 조사에 정평이 있는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값은 20.4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2년 전 6억635만원에서 8억7525만원으로 44% 올랐다. 서울 강남권의 대표 인기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구 34평)형은 2017년 5월 19억원에서 2019년 10월 34억원으로 15억원(79%) 상승했다. 마침내 아파트 값 평당(3.3㎡)당 1억원 시대를 연 것인데 역사는 문 대통령의 치적(?)으로 기록할 것이다.

 

만약 민간의 통계가 의심스럽다면 정부 기관의 통계를 보자. 21일 발표된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값이 지난주 대비 0.10% 상승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21주째 오른 것이다. 경기도의 아파트 값도 지난주 0.10%에서 0.13%로 상승폭이 커졌다.

 

지방 아파트 값은 지난주 0.01%에서 금주 0.06%로 오름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최근 해운대·수영구 등 3개 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시의 경우 지난주 0.10% 상승에 이어 11월 셋째 주도 0.1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울산도 원정 투자수요가 증가하면서 0.12% 상승했다. 이는 지난주(0.08%)보다 오름폭이 커진 것으로 9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또 경남은 창원과 거제 등지도 하락세가 둔화하고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이 오르면서 2017년 3월 셋째주(-0.04%) 이후 약 2년7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매매가격 지수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97.3에서 꾸준히 올라 작년 10월 109.1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문재인 정부 2년 6개월 동안 부동산대책을 17차례나 쏟아냈는데도 부동산 고삐는 잡히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인 고공 행진을 한 것이다.

 

요약하면, 역대 정부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에서다. 이같이 하늘 모르고 치솟는 집값이 서민은 물론 중산층까지 최악의 민생 문제가 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아 왔다고?’ ‘그걸 국민들이 믿으라고?’

 

더구나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것은 역대 정부가 부동산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까지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자화자찬에 이어 전 정권들에 대해 책임 전가를 한 표현으로 굳이 안 해도 될 쓸데없는 발언으로 그나마 문 대통령을 좋게 본 국민들마저 서글픈 인상을 갖게 만드는 듯 했다.

 

팩트체크 결과, 이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능력이 드러난 만큼 국민들은 더 이상 집값 안정을 현 정부에 기대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국민들 복장(腹臟) 터지게 하는 ‘청와대발 가짜뉴스’나 더 이상 양산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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