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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질환

  • 기사입력 2019.11.25 14:20
  • 기자명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11월 20일은 ‘세계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날(World COPD day)’입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이란 폐포와 소기도의 비정상적인 염증반응과 함께 완전히 회복될 수 없는 손상으로 기류가 제한되어 서서히 호흡곤란을 유발하게 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과거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을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으로 분류하기도 하였으나, 대부분의 경우 두 가지 소견이 혼재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정의에서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라는 용어를 따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현재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중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사망 원인 중 7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 중 13.4%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에서의 유병률은 20%에 근접하여 성인 남성 5명 중 1명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도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이처럼 높은 사망률과 유병율을 보이는 질환이나, 폐기능이 50% 이상 손실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에 진단이 어렵다.

고령의 남성에게서 높은 유병률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주요 원인은 바로 흡연입니다. 또한 흡연 외에 직업성 분진과 화학물질, 실내 외 대기 오염, 감염 등이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장기간 유해한 입자나 가스에 노출되어 소기도에 만성 염증이 생기면 기도 섬유화와 같은 구조적 변화가 생겨 좁아지게 되고, 폐포도 만성 염증에 의해 파괴되어 가스교환이 일어나지 않게 되어, 기류 제한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마치 피부의 흉터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소기도와 폐포에 비가역적인 변화를 초래하여 영구적인 폐기능의 저하와 호흡곤란을 유발하게 됩니다. 호흡곤란이 심해지면 활동량이 점차 떨어지고 근육량도 감소하는 등 전신적인 상태도 악화되게 된다.

따라서 흡연 등 위험인자에 장기간 노출된 경험이 있는 4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기침, 가래가 만성적으로 있는 경우 호흡곤란이 없더라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진단은 폐활량측정법을 통한 폐기능 검사를 시행하여 기류 제한의 정도를 평가한다. 또한 호흡곤란의 정도와 함께 호흡기 증상, 일상생활에서 활동 정도, 수면, 자신감 등 삶의 질을 평가하여(COPD 평가 검사, COPD Assessment Test: CAT) 환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손상된 폐기능은 현존하는 어떠한 치료로도 다시는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함께 병의 진행을 막는 치료가 중요하다. 먼저 가장 큰 원인인 흡연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흡연하는 모든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금연을 해야 한다. 전자담배도 마찬가지로 금지된다. 금연이 폐기능을 회복시킬 수는 없으나, 폐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증상을 개선하고 합병증을 예방하여 삶을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행한다.

전통적으로 한의학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지칭하는 용어는 없었으나,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기침 증상을 16가지로 구분하고 호흡곤란의 증상을 8가지로 구분하는 등 환자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체질에 따른 차이와 근본 원인을 찾고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의 다양한 연구에서도 침구치료가 증상 완화, 운동 능력 향상, 삶의 질 향상과 급성 악화 감소에 유의한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한약치료는 그 안정성이 증명되었으며 증상 개선과 함께 일상생활능력, 사회활동능력 등 삶의 질 향상에 모두 유의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오래된 만성폐쇄성폐질환에서는 식욕 저하와 에너지 과다 소모로 인해 근육량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심폐기능과 적당한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영양 공급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또한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므로 평소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실내의 습도와 온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감기나 폐렴 등의 호흡기 감염증으로 급격히 병증이 악화되면 생명이 위태로운 심각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 만큼, 면역력 강화를 통한 감염 예방 관리는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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