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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시대를 사는 법

  • 기사입력 2019.12.05 08:41
  • 기자명 이광천 한국교회사연구소 대표

계절은 완전히 겨울로 접어들었다.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 들었던 산과 들은 된서리가 내리면서 그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절기로 대설이 지나면서 대게의 나무들은 잎을 떨어뜨리고 벌거숭이가 되었고 어디를 가나 을씨년스런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다가 진눈깨비라도 내려 흰 눈발이 산야에 뒤덮이기 시작하면 강산은 마치 병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자연 세계 뿐 아니라 인간의 무지와 욕심이 정의와 충돌하고 흘러넘쳐 아스팔트로 내 몰리고 있는 우리 현대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증상은 지금 세계의 곳곳에 만연되어 가고 있다. 특히 자유와 민주화를 염원하는 홍콩시민들의 용기 있는 의거는 갈수록 그 규모가 더욱더 거세어지고 있다. 740만 명이 살고 있는 홍콩의 도심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으며 점차 폐허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공산사회에서 과연 홍콩의 민주화의 운동이 거대한 중국에 민주주의의 불씨를 당길 수가 있을지 아무도 가늠을 할 수가 없다.

 

그런가하면 지난 4월 중순부터 니카라과, 칠레, 베네수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쿠바, 멕시코, 콜럼비아 등지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라크의 바그밧드는 물론 아름다운 도시 파리는 또 노랑조끼의 물결 때문에 도심의 여기저기가 어수선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울 광화문의 시위는 3.1절을 기해 엄청난 숫자가 모이기 시작하더니 10월 9일 한글날을 기해서는 무려 수백만 명이 모였었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금까지도 매주 토요일이면 사람들의 물결이 광화문을 메우고 있다.

 

저 맑고 밝은 창공을 바라보며 기쁨과 감사에 차 있어야할 이 땅의 사람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 이제는 모두가 어둠의 먹구름에 둘러싸여 마침내 어둠의 시대를 살게 된 것이다.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그릇된 지도자 때문이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그의 등장으로 갑자기 세상에 희망의 빛은 사라지고 어둠의 먹구름이 온 천지를 뒤덮고 있다. 졸지에 사람들은 분노에 차게 되었고 가슴앓이를 하는 그들은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게 되자 거리와 광장으로 몰려 나가고 있다. 희망을 품고 살아야할 사람들의 가슴에 좌절과 절망이 넘치게 되었다. 그러나 도저히 절망의 늪에 빠질 수는 없다. 그것은 죽음이다. 이제 새벽별과 같은 희망의 빛을 찾아야한다. 빛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꿈을 꾸어야 한다.

 

임마누엘 칸트의 묘비명을 떠올린다.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의 머리 위에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이며 다른 하나는 내안의 도덕법칙이다.” 그렇다. 칠흑과 같은 어둠속에서라도 생명의 빛, 희망의 새 빛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비록 어둠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더라도 머리위에 총총히 빛나고 있는 별을 볼 수가 있다면 우리는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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