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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

  • 기사입력 2019.12.06 11:24
  • 기자명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대기오염과 서구식 식생활로 알레르기 질환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최근 들어 날씨가 점점 춥고 건조해지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코는 인체에서 최초로 공기를 접촉하게 되는 최전방 기관으로서 폐 속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정화시키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이와 같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어떤 외부 물질의 자극에 코 점막이 지나치게 반응하여 나타나는 질환으로, 잘 치료되지 않고 치료되더라도 재발이 잘 되며, 중이염, 결막염, 부비동염(축농증) 등 합병증을 자주 동반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의 세 가지 주요 증상은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이며, 이 외에도 코와 눈이 가렵고 눈물이 나오면서,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증상이 며칠에서 몇 주간 지속되다가 사라지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 년 내내 증상이 계속되거나, 매년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기도 하며, 특정 물질에 노출될 때마다 간헐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코에 나타나는 증상 외에도 숙면을 방해하며, 금세 몸이 피로하고, 기억력이 감퇴되며 집중력이 떨어져서 업무와 공부의 효율이 떨어질 수가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코는 정신작용의 관문이다(鼻曰神盧).”라 하였는데, 이는 코에 병이 없어야 정신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직장인들이나 수험생들 혹은 먼지가 많은 실내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걸릴 확률도 높고 잘 치료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활발해야 할 정신활동에 장애를 주기 때문에 더욱 큰 고통을 준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를 외부물질의 자극에 대항하는 정기(正氣)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한다. 심할 때에는 비구(鼻?), 비연(鼻淵), 비취(鼻臭), 비창(鼻瘡), 두통(頭痛), 안통(眼痛), 분체(噴?) 등의 증상을 없애는 방법으로 접근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정기 즉, 면역력을 강화하고 코와 기도의 점막을 방어기능을 강화하여 스스로 이겨내도록 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치료는 의사의 처치 외에 음식을 가리고, 자극물질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는 증상이 잠시 소실되더라도 재발이 쉽기 때문에 최소한 한 달 이상, 서너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치료와 아울러 경과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을 먹고 꾸준히 치료에 임해야 한다.

특히 소아나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알레르기 질환을 방치하면 학업에 장애를 주고, 후에 성인이 되어서는 축농증과 같은 코 주변의 알레르기 질환뿐만 아니라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알레르기 질환을 앓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알레르기 기관지염, 천식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대기오염이나 먼지가 많은 곳은 특히 악화되기 쉬우므로 가능하면 대기오염이 심한 날은 바깥출입을 삼가고 환기를 자주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방향제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애완동물의 피부에서 떨어지는 비듬과 털, 그리고 각종 타액, 분비물, 배설물 모두 악화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애완동물을 키우는 알레르기 환자는 주의를 요한다. 화장품이나 향수, 향이 강한 세제나 섬유유연제 또한 화학물질이므로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먹는 음식도 조심해야 하는데, 몸에 해로운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의 알레르기 반응이 전반적으로 심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처럼 조미료가 많이 들어있거나, 치킨과 같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비염 증상이 바로 심해지는 것을 종종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인들에게는  계란, 꽃게, 메밀, 밀가루, 복숭아, 새우, 우유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증세를 악화시키는 음식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체질에 따라 다르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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