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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속도 세계 3위

9년간 가계부채가 명목 경제성장률보다 더 빠르게 증가

  • 기사입력 2019.12.16 08:11
  • 기자명 손경숙 기자

올해 상반기 말까지 1년 동안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또 가계부채가 명목 경제성장률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이 9년 째 계속되고 있다.

1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9%다. 이 비율은 43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여덟번 째로 높다.

지난 1년간 가계부채 비율 상승 속도는 한국이 전 세계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작년 2분기 말과 비교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은 2.6%포인트로, 홍콩(4.3%포인트)과 중국(3.9%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또한 한국의 가계부채는 2010년 3분기 이후 9년 동안 경제 규모가 커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났다.

BIS에 따르면 2010년 2분기만 해도 한국의 가계부채는 1년 전보다 9.1% 늘어나 증가폭이 명목 경제 성장률(10.6%·전년 동기 대비)을 밑돌았다.

이후 2010년 3분기 가계부채가 9.7% 늘어나며 명목 성장률(8.3%)을 앞지르더니 올해 2분기까지 36분기 연속으로 가계 빚 증가세가 성장률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졌다.

다만 2017년 이후에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의 하나인 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 자체는 낮아지고 있지만, 저물가·저성장으로 인해 성장률을 웃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9∼10%대를 보이던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2017년 4분기 7.9%로 낮아진 뒤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올해 1분기에는 5.2%, 2분기에는 4.7%까지 내려갔다.

이에 비해 명목 경제 성장률은 더욱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2017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4.7%이던 명목 성장률은 작년 1분기(3.7%)에 3%대로 내려앉더니 올해 1분기(1.2%), 2분기(1.3%)에는 1%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명목 성장률, 가계소득 증가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한 금통위원은 "민간신용이 꾸준히 늘어난 점 외에 GDP 성장세가 둔화한 점도 민간신용/GDP 비율의 움직임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부채가 불어나도 GDP가 더 빨리 커지면 GDP 대비 비율이 하락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BIS는 한 나라의 가계부채 총량을 발표할 때 주택담보대출, 가계 일반대출 외에 자영업 대출도 넣어 발표한다. 한은은 여기서 자영업대출은 빼고 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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