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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바라보는 전 세계 ‘당면과제’는 <기후변화>

국제앰네스티, 1만 명 청년 대상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 발표

  • 기사입력 2019.12.17 18:22
  • 기자명 은동기 기자

전 세계 청년들은 기후변화를 이 시대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앰네스티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전 세계 1만 명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새로운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발표된 이번 조사결과를 인용,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 청년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Ipsos MORI)는 국제앰네스티의 의뢰를 받아 22개국에서 일명 Z세대로 불리는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청년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인류의 미래(Future of Humanity)> 설문을 진행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설문 대상자에게 현재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등 자국 및 세계의 인권 현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 기후변화, 오염, 테러리즘 순

세계가 직면한 23가지 사안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최대 5개까지 선택하라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41%는 기후변화를 꼽았다. 오염(36%)과 테러리즘(31%)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해양 오염, 대기 오염, 삼림 파괴 등 10가지 환경 문제 중 가장 시급하다고 느끼는 의제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의 57%가 지구 온난화라고 답했다.

 

쿠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올해 전 세계의 청년들이 기후 문제로 대규모 행동에 나섰던 만큼, 많은 청년들이 기후 변화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여기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은 오늘, 우리는 기후 위기가 젊은 세대에게 확실히 대표적인 위기로 인식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이어 “안전한 기후 환경과 건강한 환경에서 살 권리는 다른 수많은 인권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안타깝게도 오늘날 청년들은 이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최전선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Z세대, 실패한 제도 속에서 살고 있다

이번 설문 결과는 기후 변화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Z세대 청년들이 자국에서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과 우려도 보여주고 있다.

각 나라별 당면 과제로는 부패(36%)가 가장 공통적으로 꼽혔으며, 다음으로 경제 불안(26%), 오염(26%), 소득 불평등(25%), 기후 변화(22%), 여성에 대한 폭력(21%)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불평등과 경제 불안, 빈곤은 더 커지고, 엄청난 수의 사람들은 뒤에 남겨지는 세상이 바로 지금 세대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며 “이  청년들이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실패한 제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강자들은 자신의 이기심과 단기적인 이득을 위해 권력을 부당하게 이용해 왔으며, 기후위기, 오염, 부패, 빈곤한 생활수준은 이 충격적인 진실을 낱낱이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알제리부터 칠레, 홍콩, 이란, 레바논, 수단까지, 현재 세계 곳곳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시위는 대체로 부패와 불평등, 권력 남용에 분노한 청년과 학생들이 주도했고, 그로 인해 많은 청년들이 폭력적인 탄압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설문 결과는 그러한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청년들은 제도적인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이들은 기후위기를 방관하지 않고, 권력의 남용을 간과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파멸로 향하는 미래 대신, 완전히 다르게 피어날 미래를 보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을 바탕으로 제도적 변화를 요구

<인류의 미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청년들은 전반적으로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인권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자국 정부가 인권 보호에 가장 큰 책임의 주체가 되길 원했다.

설문 참여자 중 대다수는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며(73%), ▲정부는 경제 성장보다 국민의 복지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63%),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더라도 인권은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60%)고 의견을 모았다.

또한 설문 응답자의 73%가 인권 보장의 가장 큰 책임 주체로 개인(15%), 기업(6%), 자선 단체(4%)를 제치고 정부를 선택했다. 이를 통해 조사국의 청년 다수는 정부의 인권보호 책임에 대해 분명한 신념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대부분의 청년들은 인권 변화의 시작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방법으로, 파업 돌입 시위에 참여하는 일 외에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았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세계의 지도자들이 주의 깊게 들을 의지가 있다면, Z세대가 사소한 변화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청년들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를 바라고 있다. 지도자들이 이 바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한 세대를 배신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각국 정부는 기후위기 해결, 불평등 감소, 권력남용 종식을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새로운 10년을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현재의 경제 체제와 정치 제도에서 인권이 기본이 되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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