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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단양의 ‘석회암 동굴’
 
정진해 문화재전문위원지   기사입력  2019/12/30 [14:17]

문화재 : 천연기념물 제256호 단양 고수동굴, 천연기념물 제261호 단양 온달동굴, 

         천연기념물 제262호 단양 노동동굴, 충청북도기념물 제19호 단양 천동동굴

소재지 :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고수리 외 

▲ 단양 고수동굴 석주 



 

단양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유난히 많은 동굴 이정표를 본다. 동굴 이정표는 이곳이 석회동굴이 많이 있음을 알린다. 석회동굴을 카르스트 지형이라 일컫는데 이 지형은 석회암 등이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된 대지가 빗물 등에 의해서 용식 되면서 생성된 지형을 말한다. 석회암은 탄산칼슘으로 되어 있어 다른 암석에 비해 물에 대한 용해성이 높다. 석회암이 물의 흐름에 의해 침식되어서 바위가 조금씩 물에 녹아 돌리네, 종유동 등의 특수한 지형이 형성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척시와 영월군, 제천시, 단양군, 문경시 등의 카르스트 지형은 석회암이 많아서 시멘트의 주산지가 개발되었다.

 

카르스트 지형에 석회동굴이 형성되는 과정은 지표에서 스며드는 빗물이나 지하수(H2O)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CO2)와 만나 탄산(H2CO3)을 이루게 되고, 이것이 석회암이 녹으면서 동굴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종유석, 석순, 석주와 같은 동굴생성물이 만들어지면서 내부에 변화가 오면서 폭포, 하천, 호수 등이 형성된다.

 

동굴에 석주나 석순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미지형들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을 스펠레오뎀(Speleothem)이라 하고 대표적인 것은 천정에 붙어서 아래로 내려오는 종유석, 물방울이 동굴 바닥에 떨어져서 위로 자라는 석순, 종유석과 석순이 붙게 되면 석주가 된다. 이 외에도 석회화 단구, 석화 등도 생성된다.

▲ 단양 고수동굴 종유석

 

 

단양에 현재 문화재로 지정된 카르스트 지형 석회동굴은 고수동굴, 온달동굴, 노동동굴, 천동동굴, 영천동굴 등이 있다. 몇 해 전에 고수동굴(천연기념물 제256호)을 시작으로 영천동굴을 제외하고 모두 답사를 해 보았다. 조명에 의해 드러난 동굴 안은 미지의 세계를 발견한 듯한 웅장한 동굴은 물방울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고수동굴을 금마굴, 박주굴, 고습굴, 까치굴 등으로 불러왔던 동굴이다. 이 동굴이 발견된 시기는 임진왜란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한양을 떠난 피난길에 올랐던 어느 밀양 박씨의 성을 가진 분이 숲이 우거지고 외부로부터 발견되기 어려웠던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안식처로 삼은 것이 고수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동굴은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솔티천 하구에 있다. 동굴 처음 탐사는 1973년 10월 한국동굴학회의 조사에 의해 실시되었다. 조사 당시 동굴의 입구에는 타제석기와 마제석기가 출토되어 이곳이 선사시대의 주거지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사에 의한 지질은 고생대 조선계대석회암통(朝鮮系大石灰岩統)의 중간에 속하는 두무골 석회암층이며, 지질연대는 약 4~5억 년 전으로 보고 있다. 

 

내부의 안전장치의 길을 따라 들어서면 비어있는 공간에 방금 엿이 붙어 늘어진 모습과도 같다. 동공에 가득 차 있던 지하수의 용식작용과 투수층을 뚫고 흘러내리면서 일어난 침식작용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종유석, 석주, 석순 등이 다양한 동물이나 사람의 모습, 자연의 형상 등으로 다듬어져 있다. 고수동굴은 사자를 닮은 사자상을 비롯하여 웅장한 종유폭포를 이루는 유석(流石)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형상은 장관을 이룬다. 선녀탕이라 부르는 석회화단구의 동굴소(洞窟沼), 높이 7m에 이르는 종유석과 석수, 석순 등의 2차 생성물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다리 모양의 천연교, 휘어진 곡석, 석화, 동굴산호, 동굴진주, 동굴선반, 아라고나이트 등의 희귀한 동굴퇴적물도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많은 석주, 석순 등 사이로 나 있는 관람로를 따라가다 보면 동굴 생성물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동굴에서 생물도 관찰되는데, 옆새우, 톡톡이, 노래기, 박쥐 등이 서식한다.

 

▲ 단양 천동동굴 연꽃  

 

 

고수동굴에서 솔티천을 따라 소백산 정상 방향으로 약 4.6km 떨어진 곳에는 여성적이고 섬세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천동동굴(단양군 단양읍 천동리 17-1)로 1977년 2월에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 동굴의 생성도 고수동굴과 마찬가지로 약 4억 5천만 년으로 보고 있다. 동굴의 길이는 470m로 천연석회동굴이다. 선캄브리아 시대의 흑운모, 화강암질 편마암과 조선계대석회암통의 풍촌 석회암 등으로 혼합 형성된 소규모의 광장 동굴이다. 동굴 내로 흘러 들어가는 지하누수의 양이 적어 동굴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의 양도 소량이다.

 

 

종유석과 석순의 생성이 매우 느리게 형성되고 있다. 입구가 협소하여 기다시피 하여 들어가 20여 미터를 들어가야 한다. 여기를 통과하면 석주와 종유석, 석순 등이 매우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시작된다. 길이가 약 3m 정도의 ‘북극 고드름’이라는 이름을 가진 석순이 장관을 이루며 숱한 세월 동안 동굴을 묵묵히 지켜오고 있는「천하대장군」의 의연한 석순과 돌상들은 거대한 극락세계를 연상케 한다. 동굴 내에는 연못이 3개가 있다. ‘꽃 쟁반’이라는 이름을 가진 연못은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알알이 영글어 가듯 포도상구상체를 보듯 하다. 이 석회암 바위는 물속에 있는 킬사이트(방해석)가 옆에서 흘러나오는 수류현상에 의해 옆으로 퍼져나가며 자라는 수중 이차 생성물이다.

 

종유석, 석순, 석주, 종유관이 숲을 이루듯 장관을 이루는 동굴밀림이 있다. 또 온갖 동굴 퇴적물이 많아 ‘동굴의 표본실’로 불릴 정도다. 수중에서 자란 수중 석순, 조약돌 모양의 석순, 털게 표면과 비슷한 종유석 등이다. 영지버섯이라 부르는 물속에 방해석이 수류현상 때문에 영지버섯처럼 자라는 수중 2차 생성물이 세계적으로 희귀종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궁전이라 불리는 ‘꿈의 궁전’은 노란색의 석순 기둥들이 장관을 이루며 마치 동화 속에서 볼 수 있는 궁전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금색을 띠는 ‘황금의 커튼’이라 이름 붙여진 종유석도 볼 수 있다. 비록 규모는 작고 아담하지만 수많은 동굴의 지형지물이 발달하여 조명에 의한 색채 또한 화려해 지하궁전을 방불케 한다.

 

온달산성의 아래에 있는 온달동굴은 조선 시대의 신동국여지승람에 남굴(南窟)로 기록되었고, 지산굴(地山窟), 성산굴(城山窟)로도 불리고 있다. 이 동굴은 온달 장군이 축성하였다는 산성의 아래에 있다고 하여 붙어진 동굴로 주굴과 지굴의 길이가 약 800m에 이른다. 지층은 고수동굴이나 천동동굴과 같이 고생대 조선계대석회암통에 속하고, 지질연대는 약 4억~5억 년 전으로 보고 있다. 동굴의 형성 시기는 약 10만 년 이내로 보고 있다.

 

동굴의 입구가 남한강과 인접한 침식 강변에 있어 남한강의 수위가 높아지면 동굴의 수위도 이에 비례한다. 강물이 계속 이 굴 내부를 드나들었던 관계로 진동굴성(眞洞窟性) 생물은 서식하지 않는다. 

 

동굴의 생성 시기는 고수동굴이나 천연동굴과 같이 약 4억 5천만 년 전으로 보고 있다. 1966년에 조사를 거쳐 1975년부터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였다. 입구에서 이어진 주굴과 이곳에서 갈라진 5개의 지굴로 구성되었다. 

 

주굴로 들어가는 입구는 넓은 편이며 내부의 지형 경관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웅장하며 요괴스럽게도 보이는 지하복마전을 이루고 있다. 석회암층 담백색 종유석과 석순 등이 잘 발달하였다. 이러한 동굴은 석회암의 용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종유석, 석순, 석주, 종유관 등이 있는데, 부부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의 부부상, 아홉 봉우리 모양의 구봉팔문, 석순이 자라서 생긴 삼봉바위, 폭포 형상의 석주, 물이 바위틈에서 흘러내리는 형상, 제비집 모양의 종유관, 사천왕상을 담은 종유석, 다양한 형상을 한 만물상, 기둥을 세워 놓은 듯한 석주, 폭포가 흘러내리는 듯한 형상 등 수없이 다양한 종류의 형상들은 마치 엿이 녹아 흘러내리는 듯한 기이한 형상들이다. 원형의 연못 가운데에 꽃이 피어난 듯하다고 하여 석화라는 이름을 갖기도 하였다. 석주가 해탈문을 만들고 또 다른 곳에는 석주와 석순이 선녀와 나무꾼 형상을 하고 있다.

 

동양에서 최초로 발견된 수직 동굴인 ‘노동동굴’은 풍성한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노동동굴은 하부 고생대 조선누층군의 막골층 석회암 내에 발달하고 있다. 막골층 석회암은 약 4억8800만~4억4400만 년 전 사이에 해당하며 얕은 바다 환경 아래에서 퇴적된 것으로 밝혀졌다.

 

동굴 중간의 수직벽 밑에 토기 파편이 있는데 이것은 임진왜란 당시 주민들이 피난했던 곳이라고 한다. 협소한 입구를 지나면 급경사를 이루며 총 길이 약 800m 북동~남서 방향으로 직선에 가까우며 45도 내외의 경사굴과 수직굴로 구성된다. 지하 200m 지점에서 강자갈과 모래가 쌓인 지층이 있다. 제2차 생성물인 종유석과 석순 등이 다양하게 잘 발달했다. 한국에서는 처음 발견된 중공구상기포 종유석이라 부르는 동굴 퇴적물 등을 볼 수 있다.

 

거대한 석순과 석주들은 기본이고, 용 두 마리가 정답게 어울린 모습의 용두암, 호박을 연상하게 하는 석순, 선녀탕, 석순이 자란 촛대, 비둘기가 날아가는 듯한 형상, 연꽃 모양의 종유석, 두더지 모양의 석순, 장군 투구 모양의 종유석 등이 형성되어 있다. 동굴 상층부에는 석주와 석순이 잘 발달하였다. 대부분의 석순은 고드름을 형성하고 호박을 연상하게 하는 일명 ‘에밀레종’이라 부르는 석순 등 희귀한 석순이 많이 있다. 

 

노동동굴은 2008년 1월부터 현재까지 천연기념물 보존 및 내부시설 노후로 인한 관람객 안전 문제로 한시적으로 개방이 잠정 제한하고 있어 내부를 볼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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