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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망설존(齒亡舌存) 리더십(19) 리더는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갈등(葛藤)은 사람들 수만큼 많다

  • 기사입력 2020.03.16 22:10
  • 기자명 김승동 기자

 

'갈등'의 어원이 참 재미있다. '칡(葛)'과 '등나무(藤)'가 만나는데서 '갈등'이 비롯된다.

 

갈등의 칡과 등나무'는 모두 대를 휘감고 올라가는 성질이 있는데 칡은 반드시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지만 등나무는 이와 반대로 반드시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기 때문에 이 둘이 같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게 되면 서로 목을 조르듯 얼키고 설켜 풀어내기가 매우 힘들다는 의미에서 갈등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갈등의 근원은 목적지는 같아도 서로 가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인생사에 비유해 갈등이 목표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적대시 하거나 충돌하는 의미가 되었으니 참으로 재미있고도 의미심장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식물도 이러하듯인류의 역사도 갈등의 역사다. 사람이 사는 어느 조직에든 갈등은 존재한다. 무슨 조직이든지, 크든 작든, 친목 단체건, 일을 위해서 만든 회사이건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갈등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또 그 갈등은 똑같은 경우가 없다. 갈등의 출발점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기 때문에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수만큼 갈등도 많고 형태도 다를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눈으로 상대방이나 세상을 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는 이 갈등들을 어떻게 풀어왔느냐의 역사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갈등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문명의 발달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주 이런 사실을 잊고 마치 자기 조직에서는 갈등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나 조직에 갈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환상이다. 살아있는 공동체라면 어디든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갈등과 대립은 조직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갈등과 대립은 서로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생겨나기 때문이다.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가 있다. 조직과 공동체에 갈등이 전혀 없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냉정하다는 말과 같다.

 

갈등이 없다면 어쩌면 리더의 존재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갈등이 없다면 일사분란(一絲不亂)해질 수는 있으나 결국에는 다양성의 부족으로 종(種)의 퇴화를 가져 올 수도 있다.

 

갈등은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지만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 또한 인간의 특성이다

 

리더는 갈등을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리더의 착각은 자신의 조직에서는 어떤 갈등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리더는 갈등을 접할 때 ‘그것이 바로 자신이 거기 있는 이유로구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받아들인다면 갈등 해결이 한결 쉬워질 수 있다.

 

리더는 갈등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리더는 조직내 갈등이 생겼을 때 처음부터 큰 겁을 먹거나 호들갑을 떨지 말고 조용히 갈등의 진원지를 파악하고 적절한 때에 해결에 나서야 한다.

 

또 갈등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에서 출발해 최대한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서두르다 보면 오히려 더 큰 갈등을 부추기기도 한다.

 

갈등(conflict)은 ‘충돌하다.부딪히다’ 라는 뜻의 라틴어 ‘confligere’에서 유래했듯이 두 물체가 충돌하면 에너지가 생겨난다.

 

그러므로 갈등 때문에 충돌이 일어난다면 에너지가 생겨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표시로도 볼수 있다. 갈등은 우리의 에너지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충돌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셈인 것이다.

 

갈등이 일어나면 성급하게 누가 갈등을 일으켰는지를 찾아 단죄하려고 하기 보다는 바로 이 갈등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힘쓰되 이 갈등에서 어떤 에너지를 얻어 활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필요도 있다.

 

어쨌든 갈등없는 조직이나 갈등없이 피어나는 삶은 없고 대부분의 갈등은 소통 부족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수 있다. 따라서 조직 내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리더는 평소에 조직원들이 각각 어떤 성향을 갖고 있으며 어떤 말이나 행동의 습관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모든 갈등이 해결될 수 있는 갈등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직원들이 자신의 갈등을 얘기할 수 있고 그 갈등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며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만 갖추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해결 방법이 될 것이며 즐거운 조직이 될 것이다.

 

특히 조직원들이 스스로 갈등 해소의 능력을 갖추도록 역량을 키워 주어야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고 리더십의 발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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