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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으로 분석해본 4.15 총선의 야당 패인

  • 기사입력 2020.04.22 08:05
  • 기자명 장순휘(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이사)
 장순휘 박사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의 결과는 경천동지(驚天動地)였다. 특히 패자에게는 기가 막힌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전쟁에서 승패가 가려지면 승자에게는 승인(勝因)이 있고, 패자에게는 패인(敗因)이 있기 마련이다.

우선 여당은 180석이라는 압승을 거두었고, 야당은 103석이라는 초라한 패배를 당했다. 군소정당들은 존립자체가 어려운 결과에 당황하고 있다. 180석의 ‘수퍼 여당’으로 개헌이외에는 국회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잡았다.

제21대 국회에서 다룰 수많은 국가적 난제들이 주도권을 뺏긴 야당으로서 과연 어떻게 여당의 독주를 대응해 나갈 것인가에 대하여 국민적 우려가 많다. 승패분석의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4.15총선 결과를 손자병법에 근거하여 패인을 분석해 보는 것은 유의미하다고 할 것이다.

아무튼 야당의 패인을 분석해보자. 첫째, 손자병법 제1편 시계(始計)에 “도자영민여상동의야(道者令民與上同意也)”라하여 “정치라는 것은 국민과 함께 한뜻이 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야당은 과연 국민을 바라보면 정치를 해왔느냐는 것이다. 야당의 정치가 민의를 받들고 지난 3년간을 진정성있게 노력해 왔다면 결코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수백만 명의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문제점을 외쳐왔건만 야당은 귀기울이기보다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얕은 술수로 국민을 기만해 왔다.

비록 코로나19사태로 인하여 광장민주주의의 뜨거운 열기가 식었다지만 야당이 보여준 반쪽짜리 보수통합과 공천에서 보여준 사천(私薦)파동은 변화를 기대했던 국민의 여망을 배신한 몰염치한 민낯의 극치였다고 본다. 야당들은 국민의 여망인 보수통합을 해냈어야했다. 정치는 국민과 함께하는 것을 몰랐을까?

둘째, 손자병법 제3편 모공(謀功)에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라하여 “위와 아래가 한마음으로 싸우면 이긴다”는 말이다. 이번 선거가 국운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선거라는 사실은 야권이라면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대표와 공천관리위원들이 승리를 위한 단결된 애국심을 상실된 채로 개인의 입신영달(立身榮達)을 위한 공천싸움에 매달려서 온갖 구태정치를 재현함으로써 변화와 혁신의 국민적 기대를 져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보여준 원칙과 규정이 없는 마구잡이 칼질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실망했다. 특히 야당대표가 보여줘야 할 선명한 정치력과 결단력과 여권과의 차별성이 없이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아까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우(愚)를 저질렀다. 이기려면 상하가 하나로 단결되어야하는 것을 몰랐을까?

셋째, 손자병법 제4편 군형(軍形)에 “승병선승, 이후구전(勝兵先勝, 而後求戰)”라하여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길 준비하고 싸운다”는 말이다. 사분오열 분열된 야당정치권에 ‘보수 대통합’이라는 국민적 명령이 엄중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범보수를 통합하는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몇몇 정파의 정치인들이 유감스럽다. 특히 옥중에서 보수통합의 메시지를 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언을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이기적인 정치셈법으로 배신한 것은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아쉬울 때는 너도 나도 ‘박통팔이’하던 자들이 구국의 결단앞에서는 정치모리배에 불과했던 것이다. 심지어 야권에서는 ‘닥통’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닥치고 통합하자”는 말이다. 보수진영의 표를 통합후보나 후보단일화로 투표하면 이긴다는 선거의 상식을 져버리고 우후죽순으로 후보를 냈으니 이길 선거를 스스로 진 것이다. 즉 “패병선전, 이후구승(敗兵先戰, 而後求勝)”이 된 꼴이니 “패하는 군대는 싸움부터 시작하고 그 후에 이기려고 한다”는 병법의 금기사항을 몰라서 였을까?

넷째, 손자병법 제6편 허실(虛實)에 “선전자, 치인이불치어인(善戰者, 致人而不致於人)”라하여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조종하되 적에게 조종당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선거 막판에 여당의 언론플레이 전술로서 막말논란시비에 걸려들어서 자당의 후보를 제명하고, 징계하는 등 결정적으로 조정당하는 실책을 보였다.

과감하게 무시전략으로 나가거나 상대측 후보의 막말실수를 부각하여 역대응을 했어야하는데 자해행위를 함으로써 중도민심을 뺏기는 실수가 연속되었다. 언론에 조정당한 것이다. 이 국면에서 야당의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의 무능력과 무전략 그리고 무기력의 3무(無)와 투사(鬪士)·투지(鬪志)·투쟁(鬪爭)의 ‘3투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마디로 야당은 무비유환(無備有患)이었다. 이제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자세로 야당이 거듭나는 외에 무슨 방법이 있을까? 끝으로 여기저기 드러나는 기상천외한 ‘사전투표 조작설’이 투명하게 해명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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