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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북한이탈주민을 지역사회 전문상담가로 활용하라

  • 기사입력 2020.04.29 15:12
  • 기자명 이진경 JG사회복지연구소 대표
▲ 이진경 JG사회복지연구소 대표

북한이탈주민 중 한사람의 얘기다. 지역사회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는데 자신의 말투를 듣고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말이란다. “북한에서 왔다”고 당당하게 대답 하면 어느 땐 그게 무슨 자랑이냐며 노려보고 돌아서더라는 얘기다. 이미 한국 사회는 다인종, 다국적 그리고 다양한 취향과 조건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국사회에 2019년 12월 기준 대략 3만 3천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유입되었다. 정부는 한민족으로 보는 관점에서 당연히 지원하고 도와야 할 대상으로 이미지화 된 측면을 보였다. 이에 북한이탈주민들의 한국생활 첫걸음은 하나원 하나센터에서 진행되는 일률적인 남한사회정착을 위한 적응 교육을 강의 중심으로 받으며 시작한다.

그러나 다수자와 기득권의 적대적인 태도와 배척, 문화차이 등, 언어는 통하나 무조건적인 동화되기의 강요로 이들은 정체성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기도 하며 사회 부적응의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남한의 정치구조 및 경제제도, 문화 격차에 순조롭게 적응한다는 것에 대해 좌절하기도 한다. 다양한 자원을 지닌 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적응 교육 및 상담은 체험부터 필요하다. 가장 근거리에서 어려움에 처한 북한이탈주민을 도울 수 있는 분야가 상담이고 정착과정이 안정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이주 사회의 심리적 통합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북한이탈주민 당사자는 물론 주류사회 구성원들은 부적응으로 인해 겪는 각종 사회문제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서로 알아야 한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남한 상담자들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기 시작했으나, 다양성에 대한 노출이 부족한 사회에서 상담은 한계에 부딪치기 일쑤다.

또한 북한은 조직생활이 우선이었고 개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조직에서 비판함으로써 강인한 사상 무장만이 개개인에게 중요한 사회였기 때문에 상담이라는 것 자체가 필요 없는 생활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은 남한 상담자에게서 진실함보다는 직업적인 사람으로 거리감이 느껴진다 하고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차별과 소외를 느끼게도 한다. 고통에 대한 해소방법 마련보다는 어쩐지 연구 자료 수집이 먼저로 보이는 경우도 있어 상담에 대해 부정적 경험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에 정부는 2009년 탈북 동료를 돕도록 동료상담자를 양성하는 추세에서 서로 사용하는 용어나 속어 등 공통 화제로 친근한 상담자의 역할을 부여한다. 북한이탈주민에게는 남한사회의 성공적인 정착을 한 선배 모델로서의 상징적인 의미를 주기도 하여 자랑스러움을 전해준다.

동료상담자들이 자신의 자원을 개발, 활용하여 주류사회의 중산층 진입이 가능하다고 믿고 노력함은 다문화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 대안은 계속하여 유입되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정착을 돕는 상담역할은 물론 공공기관, 자영업, 사회적 경제에 적극적 참여로 이어지도록 지원방안이 지속적이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포용적인 사회 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는 협업을 이루어 국민들의 편견과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 또한 북한 사회의 조직 체제를 거부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이상 자신의 강점 활용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장을 맘껏 누리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저는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나원의 동료상담으로 만족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남한사람, 북한사람 상관없이 전문상담이 가능하도록 끊임없는 투자로 지금의 제가 되었지요.”

한국사회에서 상담자로써의 자부심을 가지고 북한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그가 지역사회에서 북한이탈주민 삶의 방향을 제시하며 앞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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