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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시티(Mega-cities) 병상 부족 해결책 : 대체의료시설(Alternative Care Facility)

  • 기사입력 2020.05.04 10:06
  • 기자명 조상근(정치학 박사, (사) 미래학회 이사)
▲조상근 박사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메가시티 뉴욕에 COVID-19가 거세게 확산되어 연일 감염자와 사망자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특이한 장면들이 포착되고 있다. 미 해군의 대형병원선인 컴포트(Comfort)호가 뉴욕항에 입항했고, 미 육군의 야전병원(Field Hospital)도 뉴욕의 명소인 센트럴파크(Central Park)에 들어섰다.

또한, 미국 국토안보부 예하의 연방재난관리청(FEMA :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의 요청으로 미 육군 공병대(USACE : United States Army Corps of Engineers)가 대학 체육관, 호텔, 스포츠 센터, 컨벤션 센터 등을 임시 의료시설로 전환하고 있다.

 이처럼 미군의 인력, 장비 및 물자가 뉴욕으로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뉴욕의 의료 인프라(Infra)만으로는 COVID-19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COVID-19의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미국의 전방위적 노력도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이로 인해, 감염자 수가 의료시설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메가시티에서의 전염병 확산방지는 부족한 의료시설을 얼마나 신속하게 확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발한 방법들이 세계 곳곳에서 시도 및 적용되고 있다.

우선, 미국 세계은행(World Bank)의 위기관리컨설턴트(Risk Management Consultant)인 알리 아랍(Ali Arab) 박사는 여객기를 음압병실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는 ‘Turning Airlines into Lifelines’라는 기고문에서 여객기의 공조 시스템(heating, ventilation, air-conditioning system)을 활용하여 COVID-19 감염자를 치료하자고 제안하였다. 이 아이디어는 여객기 개조와 복원에 적지 않은 노력이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병상의 수가 부족하여 사망자가 급증하는 긴박한 상황에서는 선택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중국 상하이의 건축회사인 윈순(Winsun)은 대형 3D 프린터기로 15개의 격리병동을 제작하였다. 이 격리병실은 건축자재를 재활용하여 제작되었고, 강풍이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크기가 10㎡로 두 개의 병상을 설치할 수 있고, 화장실도 포함되어 있다. 놀라운 사실은 한 개의 병실을 제작하는 시간이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3D 프린팅 기술은 부족한 병실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로 자리매김하여 의료시설 분야에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에서는 COVID-19와 같은 호흡기 질환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모듈형 병동이 등장했다. 일명 ‘CURA(Connected Units Respiratory Ailments)’로 불리는 이 임시 병동은 바이러스 병원체를 추출할 수 있는 바이오 컨테이닝(Bio-containing)과 병원균의 유출을 막는 음압(negative pressure) 장비가 장착된 운송용 컨테이너(모듈)로 연결된다. 이 컨테이너는 차량, 철도, 선박 등으로 신속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규격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CURA’는 신속한 설치(rapid deployment)와 확장(easy to scale up)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탈리아 밀라노 병원에서 ‘CURA’의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물론, ‘CURA’의 효용성은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CURA’가 부족한 병상을 확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CURA’와 같은 모듈형 병동 개념은 앞으로 의료시설 전반에 확대·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객기의 공조 시스템을 활용한 음압병실,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격리병실, 컨테이너 연결형 ‘CURA’ 등은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할 수 있는 대체의료시설(Alternative Care Facility)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같은 아이디어들은 COVID-19 피해가 많은 나라들로부터 등장하였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창안되었기에 그 실효성은 높아 보인다.

메가시티는 인구밀도가 높다. 그만큼 대체의료시설의 수요도 급증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감염자 수의 급증으로 메가시티는 순식간에 마비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체의료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들을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과 융복합하면 효용성이 높은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나노-마이크로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여 신속하게 설치할 수 있는 항균 재질의 음압에어텐트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대형 3D 프린터와 조립용 로봇이 장착된 자율주행차량은 기존 의료시설의 부족한 병상을 확충할 수 있는 모듈형 병상을 제작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모듈형 병동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이번 COVID-19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신종 전염병의 위협은 초국가적이고, 확산속도를 통제할 수 없다. COVID-19가 세계의 메가시티를 강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세계에서 손꼽는 메가시티가 있다. 따라서 필요한 대체의료시설의 소요와 운영방안 등을 구체화하여 다음 팬데믹(Pandemic)에 대비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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