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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전국 몇 등?' 진학률로 중고교 줄 세우기 여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부가 학원법 개정해 규제 나서야"

  • 기사입력 2020.05.11 10:05
  • 기자명 김하늘 기자

일부 교육 관련 웹서비스 업체가 전국의 중·고등학교의 상급학교 진학률로 각 학교별 등수를 매겨 공개함으로써 전국 대다수 학교들을 진학 실적으로 서열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이하 사교육걱정)은 11일, ‘프람피(Prompie) 아카데미’라는 웹서비스가 전국 중·고등학교의 상급학교 진학률로 각 학교별 등수를 매겨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페이스북 및 업체 블로그에 ‘전국 고교 순위’, ‘우리 학교는 몇 위?’ 등과 같은 문구로 광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급학교 진학 실적으로 중·고교를 서열화하는 웹서비스]  

상급학교 진학 실적으로 중고교를 서열화하고 있는 프람피(Prompie)웹서비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해당 서비스는 학교별 순위를 산출하기 위해 공시 자료들을 활용, 중학교의 경우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자료에서 특목/자사고 진학자 수, 고등학교의 경우 4년제/국외대학교 진학자 수가 많은 순대로 학교별 등급 및 순위를 매겼다. 고등학교의 경우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연도별 서울대 진학자 수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산출된 학교들의 순위는 상위 몇몇 학교들만이 아니라 전체 고등학교 수의 80%(1,878여개), 전국 중학교 수의 96%(3,100여개)에 달하는, 그야말로 전국 대다수 학교들의 순위가 진학 실적만으로 서열화되어 1등부터 꼴등 및 순위밖 학교까지 모두 공개되어 있다. 
 
‘사교육걱정’은 이러한 중·고교 순위 정보에 대해 “‘상급학교 진학 실적=학교 교육력’이라는 인식 아래 중·고등학교의 교육적 역량을 오롯이 특정 상급학교 진학률 지표로만 평가된 것일 뿐”이라며 “이 같은 정보가 전국의 학생들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에게 여과 없이 노출될 경우 ‘출신 중·고등학교에 따른 우월감 또는 열패감’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해당 서비스의 페이스북 광고 댓글을 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임이 드러난다. 해당 광고는 SNS 공유만 수백 회, 댓글만 수천 개가 달리며 상당수의 10대 중·고교 재학생들 사이에서 회자됐는데, ‘50위까지 3개만 일반고고 나머지는 특목자사고’와 같이 고교 유형에 따른 위화감을 표하거나 ‘1,700등이라 눈물이 난다’, ‘이제 자랑 안하고 다닌다’ 등과 같이 자신의 학교 순위에 따른 열패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교육걱정’은 “이러한 정보가 전국의 학생들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어 ▲출신학교에 따른 우월감 또는 열패감을 조장하고, ▲학벌주의를 공고화하며 특정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경쟁 및 사교육을 부추겨 가계부담을 증폭시키며, ▲특정 학교로 우수학생 쏠림과열 및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학교 현장에서의 쇄신의 노력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서열화된 학교 체제에 대한 교육부의 문제의식]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어 ‘프람피(Prompie)아카데미’ 라는 웹서비스는 현재 정식 상용화 이전 단계이지만, 오픈베타서비스로 누구든지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데다 각종 SNS 광고로 이미 상당수에게 노출된 상태로 고등학교도 모자라 중학교 단계부터 상급학교 진학 실적만으로 학교에 순위를 매기는 그릇된 일이 더는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인권위원회도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을 게시하는 학원에 대해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 제16조 1항에 따라 교육감이 지도·감독할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비단 학원법상 학원 업종 뿐 아니라 교육계 전반에서 만연한 학교 서열화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당국의 관리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에 대한 인권위 주문 中]    (2016.7.8.)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으로 각자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어느 학교에서든지 질 높은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집 가까운 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가 되는 미래형 학교의 비전을 제시하였습니다.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는 사교육 시장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서도 적극적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사교육걱정’은 교육부에 상급학교 진학 실적으로 중·고등학교를 서열화하는 서비스 및 광고 게재가 즉각 중단시키고, 차후에도 ‘학교 줄세우기’ 사안이 반복되지 않도록 학원법 개정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상급학교 입시 실적순으로 서열화된 고교체제 개선과 더불어 이를 공고화하는 사교육 시장의 비교육적 영업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옴으로써 줄 세우기식 경쟁교육의 폐해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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