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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여야 이념 간극 벌어졌지만, 유권자 여론양극화는 없어"

"정치성향 양극단 사람들 여론형성 적극 참여로 정치양극화 현상 강화"

  • 기사입력 2020.05.27 13:02
  • 기자명 은동기 기자

여야 정당 간 이념성향 간극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아직까지 여론 양극화 현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이창근 연세대 교수·정세은 인하대 교수·최동욱 상명대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한국의 여론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에서 여론 양극화는 '여론 분포상 양극단에 가까운 의견이 호각을 이루며 전체 분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현상'으로 정의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꾸준히 진행돼 온 유권자 이념성향 등 설문조사나 실험 결과로 볼 때 유권자의 여론 양극화 현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엘리트(정치인) 양극화 지수(0~2, 양대 정당 간 평균 입장의 차이)가 17대 국회(2004∼2008년) 때 0.7에서 20대 국회 전반(2016∼2018년) 0.9로 증가한 것과는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세계가치관조사(WVS)와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자료를 이용해 유권자의 이념성향 분포 변화를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여론 양극화가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 조사가 2010년에 실시된 WVS를 살펴보면 2010년까지 이념성향 분포는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사회 주요 사안들에 대해 보수층과 진보층의 견해차 역시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유지돼 왔다. 이후 시기를 다룬 KGSS에서도 2010년 이후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대한 보수층과 진보층의 견해차가 다소 확대되긴 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이념 성향 분포상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이 2014년에서 2018년 사이에 현실정치와 온라인의 여론형성 활동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여론양극화 기제 중 정보 편중 현상에 초점을 맞춰 인터넷 미디어(SNS와 인터넷 뉴스매체)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 미디어가 사용하는 표현은 편향성이 높으며 이용자의 이념 성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디어 패널자료(2012∼2016년) 분석 결과 SNS에 노출된 이용자는 그렇지 않은 이용자보다 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인터넷 뉴스매체에 노출된 이용자는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이념 성향이 유의미하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체가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같은 이념성향을 가진 이용자가 동일 매체를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심화하고 집단화할수록 여론양극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여론 양극화 방지를 위해 성별, 인종, 종교, 지역, 소득 등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한 집단양극화가 심화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의견 분포상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이나 매체의 의견이 과대평가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여론 양극화 방지를 정책을 미리 강구할 것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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