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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대나 다름없어"…종강 앞두고 대학등록금 반환 요구 빗발

대학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 여력 없어" 난색…교육부 신중

  • 기사입력 2020.06.10 07:26
  • 기자명 차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에서 1학기 수업이 대부분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자 종강을 코앞에 두고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요구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소속 대학생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학생 학습권 침해로 인한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고 교육부 및 대학의 안일한 대처를 규탄하며 요구안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등록금 환불이 필요하다고 가세했지만 대학과 교육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10일 대학가와 교육계에 따르면 경산지역 5개 대학(경일대학교·대구가톨릭대학교·대구대학교·영남대학교·대구한의대) 총학생회장단은 지난 2일 경산시청에서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도보 행진을 시작해 이날 오후 1시께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 도착한다.

이들은 교육부와 각 대학에 등록금 반환 대책을 마련하라고 재차 요구할 계획이다.

5개 대학 총학생회장단 관계자는 "1학기 수업이 비대면 강의로 진행되면서 4년제 대학이 사이버대와 다를 것이 없어졌다"며 "사이버대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평균 144만원인데, 4년제 대학은 2배 이상 많은 350만∼400만원대이므로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전국 101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여 출범한 단체인 전국총학생회협의회(전총협)도 지난 8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과 대학에 등록금 반환을 촉구했다.

전총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예년만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으므로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일부 환불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학기 초부터 대학이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일부 환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과 실습이 이뤄지지 못해 수업의 질이 떨어졌고, 도서관 등 대학 시설 이용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대학생들은 코로나19에 따라 원격 수업 지침을 내리는 등 교육 정책 전반을 담당한 교육부도 대학이 등록금 반환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종강이 다가온 상황에서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고 1학기 내내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면서 대학생들의 이 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또 다른 대학생단체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각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에 착수하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정치권도 등록금 환불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가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1일 대학교 등록금 환불 방안이 담긴 패키지법을 21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정의당도 최근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지원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반환 요구에 교육부와 대학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각 대학은 등록금이 장기간 동결돼 재정난을 겪고 있고, 코로나19 방역·원격 수업 준비를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다며 등록금을 돌려주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다만 교육·연구 환경 개선 등 특정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 제한을 교육부가 완화해 재원의 여력이 생길 경우 등록금 환불 대신 특별장학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단체와 만남을 통해 학생들의 어려움도 이해하고 있지만, 대학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등록금 환불은 민감해한다"라며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 제한 완화도 아직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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