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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찬의 시마당> 인간들

  • 기사입력 2020.06.19 16:24
  • 기자명 안재찬
   안재찬 시인

 

                                                        인간들

 

                                                                                             박공수

 

첨엔 일등하러 기를 쓰더니

이젠 꼴찌하려 애를 쓰누나

 

한 생명이 자궁으로부터 세상을 나올 때 두 주먹 불끈쥐고 울음을 터뜨린다. 울음은 한 세상과 한 판 싸움을 다짐하며 진군하는 나팔소리다. 부와 권세와 명예를 위해 전선 없는 전선을 순례하며 나아 갈 것이다. 시인은 ‘첨엔 일등’‘이젠 꼴찌’라는 유년과 노년의 길을 두 마디로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중장년을 지나 노년으로 진입하면 저만치서 죽음이 손짓한다. 너나 할것 없이 몸도 맘도 서서히 무너져내리고, 어떻게 생을 마무리 할 것인가에 번민이 깊어간다. ‘꼴찌시대’는 한 생애를 소풍으로 즐기며 천천히 그리고 건강하게 떠나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 시인은 아등바등 꼴찌로 이 세상을 떠나고자 소망하는 인간들을 꼬집고 있다. 병들어 거동이 불편해도 장수가 꿈인가에는 분명한 대답을 해야 한다. 일등과 꼴찌라는 극과 극의 언어를 놓고 셈법이 다른 인간들의 생존의 법칙을 재치있게 표현한 여백이 푼푼한 시다./안재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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