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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전공의 만났지만…전공의들, 내일 예정대로 집단휴진

전공의, 7일 오전 7시∼8일 오전 7시 24시간 동안 단체행동

  • 기사입력 2020.08.06 20:37
  • 기자명 은동기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예정대로 7일 하루 전면 휴진을 한다.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6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보건복지부와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에게 "내일 오전 7시부터 단체 행동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2022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늘려 10년간 4천명의 의사를 추가 양성하는 내용을 담은 방안을 발표하자, 대전협 측은 이에 강력 반발하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 인력까지 모두 포함해 전면 휴진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는 전날 대전협 측과 만나 앞으로 '소통협의체'를 구성해 현안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데 이어 이날은 김강립 복지부 차관이 직접 나서 대전협 임원진과 1시간 20분가량 대화하면서 집단휴진 계획을 재고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대전협 측은 복지부와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휴진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같이 의료 현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원활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파업이 '하루'로 끝나면 별다른 의료대란을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주요 대학병원은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수술 일정을 조정하는 등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파업이 '하루'로 끝나면 별다른 의료대란을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주요 대학병원은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수술 일정을 조정하는 등 준비를 마친 상태다.

◇ 1만6천명 전공의 중 70~80% 참여 예상

전공의는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자 수련 과정을 거치는 의사로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불린다. 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 국내 1만6천명 정도로 추산되는 전공의의 70∼80%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대하고 있다. 파업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야외집회도 벌일 예정이다

주요 '빅5' 대형병원 전공의도 예외 없이 참여한다. 서울대병원은 의사 1천500명 중 전공의가 약 500여명인데, 이 중 대다수가 파업에 참여해 진료에서 빠질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도 원내 500여명의 전공의 중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키로 했다.

파업을 하루 앞둔 6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대전협 집행부와 직접 만나 집단휴진 계획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6일 오후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박지현 전공의협의회장 등 전공의협의회 측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주요 병원, 전공의 파업 대비 근무 일정 변경…"의료대란 없다"

주요 대학병원은 전공의 파업에 대비해 수술 일정 변경, 대체 인력 배치 등의 조치를 완료했다. 지난주부터 파업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수술 일정과 근무를 조정하는 데 그나마 여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가 맡았던 입원환자 관리 등의 업무에는 전임의, 임상강사, 교수 등을 총동원해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파업이 24시간 진행되는 만큼 야간 당직 근무도 전공의들의 선배인 전임의 등으로 변경한 상태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하는 전공의 인원이 정확히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의료 공백이 벌어지지 않도록 업무를 조율했다"며 "약 18건의 수술이 변경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입원 환자를 점검하는 전공의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자 병동마다 교수와 전임의를 특별 배치했다.

의과대학 교수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진료 대란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의과대학 교수 등으로 꾸려진 한국의학교육협의회도 전공의 파업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의료 공백을 막고 환자들의 안전한 진료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하루' 파업은 감당 가능…장기화할 경우 난감

의료계에서는 7일 '단 하루' 전공의 파업으로는 우려할 만한 의료대란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파업이 하루로 한정된 데다 금요일은 외래 진료가 많지 않은 날이어서 큰 대란은 없을 것"이라며 "모든 진료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각 병원에서 대체 인력을 확보한 만큼 진료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환자들의 대기시간은 다소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장기화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전공의들이 정부와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14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 총파업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연쇄 파업'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내일 하루 파업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할 경우 입원환자 주치의, 수술 보조를 맡는 전공의들의 공백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공의 파업을 바라보는 의료계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은 편이다. 이날 환자단체연합회는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행위"라며 파업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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