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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공무원 형 "김정은도 사과하는데 군은 고인 명예 실추"

"국민 지켜야 할 군이 월북자 프레임 씌워…경계 작전 실패 감추려는 것"

  • 기사입력 2020.09.25 21:47
  • 기자명 이경 기자

북한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 A(47)씨의 형 이래진(55)씨는 "북한마저 이례적으로 서한을 보내 김정은 이름을 걸고 사과의 뜻을 표했는데 우리 군은 연락조차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 

 이씨는 25일 연합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표류든 월북이든 동생이 남한 바다에 떨어진 뒤 NLL(북방한계선)로 넘어가기 전 발견이 안 됐다는 건 경계 작전에 실패했다는 건데 그에 대한 입장 표명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계체계가 제대로 작동돼 동생이 NLL을 넘기 전 남한 해역에서 발견이 됐다면 최소한 목숨은 건졌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군은 아무것도 밝혀낸 것 없이 동생이 월북을 시도했다는 주장만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정보당국이 감청 첩보 등을 근거로 "A씨는 월북 목적이 확실하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정작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이 월북자 프레임을 씌워 국민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군은 동생이 라이프가드를 입고 있었다는 이유로 월북 시도설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 같은데 김정은의 서한에도 동생이 월북 의사를 밝힌 대목은 없다"며 "경계 작전 실패를 가리려고 확실치도 않은 월북 프레임을 자꾸 강조하면서 동생을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동생의 빚이 어떻고 가정생활이 어떻고 하는 것들도 서민들의 삶에선 흔히 있는 이야기들"이라며 "서민들은 그럼 모두 탈북 생각을 품고 사느냐"고 되물었다.

이씨는 이날 오후 북한 측이 사과의 뜻을 담은 서한을 전달한 데 대해선 "이례적이고 고무적"이라면서도 서한과 그에 따른 정부의 입장 발표에 유해 송환과 관련한 내용이 없는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북한이 이제껏 사과다운 사과를 한 적이 없는데 이번 사건에 비교적 빠르게, 그리고 정중하게 사과를 표해줘 어떤 의미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북측 설명대로 바다에서 총살당했다면 유해를 찾을 수 있을 텐데 거기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과 우리 정부에서 수색 등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 건 안타깝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씨는 A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진실을 규명과 군 당국으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을 때까지 사건의 내막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생이 NLL을 건너기 전, 즉 자국 땅에서 표류하던 수 시간 동안 왜 아무런 도움도 구조도 받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하고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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