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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작가 ‘조명암’ 친일 행적 논란

전쟁 참여 독려하는 ‘아들의 혈서’ 등 친일 가요 작사
인물 검증도 없이 가요제 기획한 책임론까지 뒤따를 듯

  • 기사입력 2006.09.18 21:28
  • 기자명 이정준 기자

▲조명암

제1회 조명암 가요제 본선을 코앞에 두고 월북 작가로 알려진 조명암(영인면 출생, 본명 조영출)의 친일 행적들이 드러나면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또한 조명암이라는 인물의 친일 행적에 대한 논란에 앞서 설화문화제 프로그램 중 나름대로 큰 행사인 이 가요제를 기획하면서 해당 인물에 대한 검증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것에 대한 책임론까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이에 아산시청 관계자는 “월북 작가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친일 문제는 검토하지 못했다.”고 말한 뒤 “친일 행적이 확인됐다면 가요제는 문제가 있을 것 같다.”면서 조심스런 의견을 제시했다.이만우 예총지부장은 “가요제 개최 이야기가 나올 때 친일행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친일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뒤 “친일 부분이 있다면 감추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문화예술계의 업적에 대해서는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해 8월 29일 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명단을 발표하고 월북한 조명암(본명 조영출, 필명 이가실, 1913~93)은 선창, 꿈꾸는 백마강, 알뜰한 당신, 낙화유수, 고향초 등 수많은 가요를 작사했으나 친일가요이자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아들의 혈서, 혈서지원 등을 작사했고, 승리에의 길(이동연극예능대회 작, 1944) 각본을 쓰는 등 친일행적을 했다고 발표했다.조명암이 작사한 친일가요는 ▲낙화삼천 (김해송 작곡, 김정구 노래) ▲그대와 나 (김해송 작곡, 남인수와 장세정 노래) ▲아들의 혈서 (박시춘 작곡, 백년설 노래) ▲목단강 편지 (박시춘 작곡, 이화자 노래) ▲결사대의 안해 (박시춘 작곡, 이화자 노래) ▲혈서지원 (박시춘 작곡, 백년설 노래) ▲이천오백만 감격 (박시춘 작곡, 남인수와 이난영 노래) ▲지원병의 어머니 (고하정남 작곡, 장세정 노래) ▲아들의 혈서 (박시춘 작곡, 노래 미상-태평음반사) 등 총 9곡으로 알려졌다.이에 한 네티즌은 “조명암은 일제식민지 시절, 일본정신의 찬양과 침략전쟁을 미화 시키는 친일음반사 오케(okeh)의 전속 작사자로 일제의 총독부 문화정책에 적극 협력한 친일 대중가요 음악인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와 관련 이재명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당시 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명단을 발표에 대해 “이번 친일명단 발표는 누가 누구를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사실과 사건을 알리고 역사의 교훈을 삼자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국가보훈처가 지난 6월 22일 ‘보훈의 달’을 기념해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에서 널리 불렸던 추억의 군가와 진중 가요 12곡을 편곡한 출시한 앨범 ‘리멤버 유’ 수록곡 가운데 ‘혈청지원가(1953, 작자미상)’가 일제시대 일본군 지원병 권유가로 불리던 ‘혈서지원가(1943, 작사 조명암, 작곡 박시춘, 노래 남인수)’의 가사 일부만을 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뒤 보훈처 홈페이지에 공시된 앨범 가운데 ‘혈청지원가’를 삭제하기도 했다.전국적으로는 박시춘 가요제, 백년설 가요제 등이 친일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14일 경남 진주에서는 남인수 가요제에 대한 친일 논란 속에 지역의 시민운동본부가 친일파 가요제는 폐지되어야 한다면서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남인수 가요제 명칭 사용금지 및 시 예산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정 싸움으로 비화되기까지 했다.한편 조명암은 월북한 시인이며 작사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백과사전에서 조명암을 찾아보면 ‘본명은 영출이며 충남 아산에서 출생하였다. 1941년 일본 와세다 대학 불문과를 졸업했다. 193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동방의 태양’으로 등단 모더니즘 계열의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당시 신동아, 인문평론, 예술운동 등에 많은 시를 발표했다. 8ㆍ15광복 후 조선연극동맹 부위원장으로 조선문학가동맹에 가입, ‘독립군’, ‘논개’, ‘위대한 사랑’ 등의 희곡을 발표하고 1948년 월북했다. 일찍이 ‘낙화유수’, ‘바다의 교향시’, ‘꿈꾸는 백마강’ 등 대중가요 33곡을 작사했던 그는 월북 후 ‘조국 보위의 노래’, ‘어머니 우리 당이 바란다면’을 비롯한 가사작품들과 민족가극 ‘금강산 8선녀’, ‘춘향전’, ‘밝은 태양 아래’ 등의 작품을 남겼다. 북한에서 교육문화성 부상, 평양가무단 단장,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다.조명암을 인터넷 검색해 찾아보면 ‘조명암’이라고 이름만 검색했을 때와 ‘조명암 친일’이라고 검색했을 때는 너무나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조명암이 작사한 친일 가요와 가사는 다음과 같다.▣ 아들의 혈서(1943 작 / 작사 조명암 / 작곡 박시춘 / 노래 백년설)1.어머님 전에 이 글월을 쓰옵노니병정이 되온 것도 어머님 은혜나라에 밧친 목숨 환고향하올 적엔쏘다지는 적탄 아래 죽어서 가오리다2.어제는 황야 오는 날은 산협천리군마도 철수레도 끝없이 가는너른 땅 수천리에 진군의 길은우리들의 피와 뼈로 빛나는 길입니다.3.어머님 전에 무슨 말을 못하리까이 아들 보내시고 일구월심에이 아들 축원하사 기다리실 제이 얼골을 다시 보리 생각은 마옵소서 ▣ 혈서지원 (1943년 작 / 작사 조명암 / 작곡 박시춘 / 노래 백년설, 박향림, 남인수)1.무명지 깨물어서 붉은 피를 흘려서일장기 그려 놓고 성수만세 부르고한 글자 쓰는 사연 두 글자 쓰는 사연나랏님의 병정되기 소원입니다2.해군의 지원병을 뽑는다는 이 소식손꼽아 기다리던 이 소식은 꿈인가감격을 못 이기어 손끝을 깨물어서나랏님의 병정되기 지원합니다3.나라님 허락하신 그 은혜를 잊으리반도에 태어남을 자랑하며 울면서바다로 가는 마음 물결에 뛰는 마음나랏님의 병정되기 소원입니다4.반도의 핏줄거리 빛나거라 한 핏줄한나라 지붕 아래 은혜 깊이 자란 몸이 때를 놓칠손가 목숨을 애낄손가나랏님의 병정되기 소원입니다5.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하는 새 아츰구름을 헤치면서 솟아오는 저 햇발기쁘다 반가워라 두 손을 합장하고나랏님의 병정되기 소원입니다 ▣ 이천오백만 감격 (1943년 작 / 작사 조명암 / 작곡 김해송 / 노래 남인수, 이난영)역사 깊은 반도 산천 충성이 맺혀영광의 날이 왔다 광명이 왔다나랏님 부르심을 환히 받들어힘차게 나아가자 이천오백만아~ 감격의 깊을 이천 오백만 아~ 감격을 깊을 이천 오백만동쪽 하늘 우러러서 성수를 빌고한 목숨 한 마음을 님께 바치고미영의 무궁 원수 격멸의 마당정의로 나아가자 이천 오백만아~ 감격의 깊을 이천 오백만 아~ 감격을 깊을 이천 오백만▣ 이 몸이 죽고 죽어 (1943 작 / 노래 백년설)1.이 몸이 죽고 죽어 백번을 죽은들임향한 일편단심 잊으오리까봄밤에 피는 꽃도 님의 은혜요새볔에 뜨는 별도 님의 은혤세세상의 멋에 젖는 것도(?)그 사랑일세2.이 몸이 죽고 죽어 천번을 죽은들항소의 한줌 흙을 잊으오리까큰 동쪽 새살림도 님의 복이요웃으며 사는 것도 님의 복일세일월이 도는 것도그 사랑일세3.이 몸이 죽고 죽어 만번을 죽은들충혼의 그 맹세를 버리오리까살아서 사는 길도 님의 길이요죽어서 사는 길도 님의 길일세생사의 모든 길이님의 것일세 ▣ 결사대의 아내 (1943년 작 / 노래 이화자)1.황혼의 붉은 피로 써보내신 글월인가한자 한마음 맺힌 뜻을 울면서 쓰셨는가결사대로 가시든 밤결사대로 가시든 밤이 편지를 쓰셨네2.세상에 어느 사랑 이 사랑을 당할손가나랏님께 바친 사랑 별같고 해와 같아철조망을 품든 밤에철조망을 품든 밤에잠 못듬을 아셨네3.한 목숨 넘어져서 천병만마 길이 되면그 목숨을 이기리요 용감한 님이시여이 안해는 웁니다이 안해는 웁니다감개무량 웁니다

이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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