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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무엘이다""내가 선생이다""우리는 두렵지 않다"…프랑스, 참수 교사 대대적 추모

파리 등 전국에서 사뮈엘 파티 연대 집회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 기사입력 2020.10.19 07:51
  • 기자명 김다원 기자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은 발 디딜 틈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숨진 중학교 교사를 기리는 1분 동안 정적으로 가득 찼다.

▲ 언론의 자유 수업중에 무하마드를 풍자한 자료를 사용했다가 이슬람교도로 보이는 괴한에 의해 목이 잘린채 죽은'사무엘 파티'의 죽음을 추모하고 테러에 저항하기 위해 리퍼블릭 광장을 가득 채운 파리 시민들. 

18일(현지시간) 오후 3시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리옹, 릴, 툴루즈, 스트라스부르, 낭트, 보르도 등 프랑스 전역에서 사뮈엘 파티(47)를 추모하는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파리 외곽의 한 중학교에서 역사와 지리 수업을 담당하던 고인은 지난 16일 학교 인근 길거리에서 참수된 채 발견됐다. 체포 과정에서 사살된 용의자는 범행 직후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

  

레퓌블리크 광장에는 장 카스텍스 총리,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 마를렌 시아파 내무부 시민권 담당장관, 안 이달고 파리시장 등이 찾아와 함께 파티를 기렸다.

카스텍스 총리는 트위터에 시위대가 국가 '라마르세이예즈'를 제창하는 영상을 올리며 "당신은 우리를 겁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두렵지 않습니다. 당신은 우리를 갈라놓지 못합니다. 우리는 프랑스입니다"라고 적었다.

블랑케르 장관은 취재진에게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가 단결하면 민주주의의 적들과 싸우는 데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전했다.

프랑스를 의인화한 여인 마리안 동상이 세워진 광장 중앙에는 끊임없이 촛불이 놓였고, 하얀 장미꽃과 사뮈엘을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쪽지들이 수북이 쌓였다.

▲ "내가 사무엘이다"의 구호를 들고 참가한 시민

시위대는 파티의 사진뿐만 아니라 '내가 사뮈엘이다', '나는 선생이다', '표현의 자유, 가르칠 자유'와 같이 다양한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나와 고인에게 연대를 표했다.

파티가 수업 시간에 사용한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쥐고 있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열린 시위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경찰이 통제하던 도로까지 점령했다.

  ©리퍼블릭 광장에서  '가르칠 지유'를 외치는 추모자들

이날 집회가 열린 레퓌블리크 광장은 2015년 1월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총기 테러를 규탄하며 150만명이 모인 장소이기도 하다.

이슬람 극단주의를 따르는 사이드, 셰리크 쿠아치 형제가 자행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프랑스인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내가 샤를리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연대를 나타내왔다.

  © 주간지 샤를르 만평을 들고 테러에 항의하고 있는 파리 시민

프랑스 사법당국은 용의자가 파티의 수업 내용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용의자의 가족과 친구 등 11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파티의 수업을 듣지 않은 용의자가 어떻게 범행을 저지르게 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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