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택배사망사고 줄이기 위한 '생활물류법'추진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여당 '생활물류법' 연내 제정 추진...물류화물업 반대 등 이해관계'복잡'

전성오 기자 | 기사입력 2020/11/22 [08:48]
기획취재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획취재]택배사망사고 줄이기 위한 '생활물류법'추진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여당 '생활물류법' 연내 제정 추진...물류화물업 반대 등 이해관계'복잡'
 
전성오 기자   기사입력  2020/11/22 [08:48]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후 택배근로자의 잇단 '과로사'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위가 구성되고 택배 노동자의 처우개선 등을 담은 일명 '생활물류법'의 '재상정'을 통한 연내 제정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 각계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한국NGO신문은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연내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활물류법'의 추진과  택배 및 물류 화물업계 등 각 이해관계와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기획취재.보도한다.

 

 

 7월 출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등 움직임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택배노동자의 배달량 등이 급증하면서 이로인해 택배노동자들이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만 10건이 넘어섰다.이로인해 '택배가 죽음과 맞바꾸는 배달'이고 '사회적 타살'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지난 7월 28일 전국택배노동조합,참여연대,일과 건강 등 67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출범해 관련 토론회도 열어 분류 작업에 인력을 따로 투입하기로 하는 등 택배 근로자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지난 18일 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택배노동자 과로사 재발방지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이 택배노동자 실태조사 보고를 통해 택배노동자의 노동현실에 대해 생생히 증언했다.

 

지난 8~9월 택배노동자 1,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에 쏟아지는 택배물량에
택배노동자들은 1주 요일별 평균 노동시간을 살펴보면 월요일 9.5시간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12.7시간,
토요일 10.9시간으로 일요일을 빼고 일주일에 71.3시간의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택배노동자 식사시간 '하루 평균 12.2분'

특히 식사시간은 하루 평균 12.2분에 불과했다. 또한 식사와 관련해 응답자 932명 중 342명이 '끼니를 거를때가 많다'로 36.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빵이나 김밥 등을 차에서 먹는다'가 207명으로 22.2%, 이어 주변 식당에서 사 먹는다가 204명으로 21.9%를 차지했다.

 

또한 업무상 질병률을 살펴보면 '히리통증'은 83.6%, 어깨,목, 팔 통증은 87.7%,엉덩이,다리,무릎 등 통증은 85.2%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일배송 등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택배노동자는 58.3%에 달했고 언어폭력도 46.2%에 경험한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줬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안은 노동조합일 수 있다'라는 답변이 많았으며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은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분류인력 투입으로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를 줄여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한  "무법천지의 택배 산업에 대해 법적, 제도적 개선을 하기 위한 생활물류법을 연내에 제정해야 한다."며  "사회적 협의를 통해 이행감시와 대책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택배기사과로사방지 협의회를 빠른 시일내에 구성해 세부적인 작업환경과 근로조건 개선 논의에 박차를 가해야 하며 강제력있는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정부 대책에 의하면 택배노동자 과로사의 핵심적 원인으로 얘기되는 분류작업에 대한 공짜노동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며 "택배 기사들 업무시간의 40-45%에 해당되는 분류작업을 배송업무에서 분리시키지 못한다면,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 단축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게 돼 당연히 과로문제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고 따라서 정부의 과로사 예방대책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분류작업을 배송작업과 분리시키는 문제는 과로사 대책의 핵심적 사항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여당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추진
이에 주목되는것은 지난 10월 8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하 생활물류법)중재안을 발의할 계획"이라며  '생활물류법' 재상정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박 의원이 발의했던  '생활물류법'은 '생활물류법'에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을 위한 기본계획의 수립, 실태조사와 통계구축, 창업지원과 전문인력의 육성・관리, 생활물류시설 확충을 위한 지원과 특례 등 미래 산업구조 개편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내용을 법에 담았다.


또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표준약관을 사용하도록 하고, 서비스종사자를 위해서는 표준계약서 작성, 자격요건, 안전조치, 이륜차로 대표되는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 인증제 도입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기존 용달화물업계의 영업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택배용 화물차의 기타 화물 운송을 제한하도록 법제화해
업종 간 갈등의 소지도 줄였다는 것이 법안의 주요 골자이다.

 

하지만, 이 '생활물류법'은 이후 당사자간 이견으로 표류를 거듭한 끝에  20대 국회의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이번에 21대 국회들어 새롭게 내놓은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은 생활물류서비스업을 신설하고, 택배업 등록제 도입과 소화물배송대행업 인증제 도입, 종사자 안전관리·고용안정 방안, 소비자를 보호하는 표준약관 마련, 산업 육성 및 지원 강화 등을 담았다.

 

 

이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화물운송사업자단체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화물운송산업 발전을 위한 '생활물류서비스사업발전법'의 제정 필요성과 화물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생활물류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택배기사들의 직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생활물류서비스사업발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활물류법' 택배업 등록제로 전환 놓고 택배-물류업계 간 '이견'

정부와 여당이 택배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생활물류법'의 입법을 이같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이를 반기는 택배업계와는 달리 물류 화물업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생활물류법'제정에서 택배사업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내용이 담겨 있어 물류 화물업계는 반발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류 화물업계는 "택배업을 등록제로 전환해 운송수단을 화물차 외 승용차 등으로 확대하면 택배-화물간 물류경쟁 심화와 비용상승 우려 등으로 국내 물류 화물업계가 고사할 수  있다"며 국회통과에 대해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시대이후 택배 노동자들의 잇단 과로사 이후 택배업계와 정부 여당까지 나서 '생활물류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물류화물업계의 이해관계가 충동해 문제 해결이 간단치 않음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더이상 택배로 인한 사망사고의 재발을 방지하이 위해선 서로의 이해관계의 절충을 통해 속히 '합의점'을 찾아내 업계의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톡 카카오톡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네이버 네이버
기사입력: 2020/11/22 [08:48]   ⓒ 한국NGO신문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