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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술

  • 기사입력 2020.12.19 21:00
  • 기자명 이오장 시인
▲ 시인 이오장  

            처세술

                            왕태삼 (1966년~ ) 

 

어느 경로당 송별회였다

붉은 대병소주에

안주로 구수한 욕을 먹이는 성당 할머니가

공사판 함바집도 굴렀다는 구순 어르신이

조곤조곤 내 귓속에 처세술을 따라준다

 

살어감서당신은마당에있는개허고도절대감정상허지말어잉

 

압권이었다

취기로도 기억할 수 있는

처세는 어떤 것인가. 남과 함께 살아가며 세상을 논하고 삶을 영유하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하여 빠트린다면 혼자 살면서 남과의 교우가 없어지고 주어진 생도 다 채우지 못하고 말 것이다. 많은 유산을 물려받아도 누군가는 곁에 있어야만 풍요로운 삶이 된다. 부모 형제 친구 동료 등 사람의 주위에는 많은 인적 요소가 있다. 하지만 자신만을 고집하고 무엇인가를 독차지하려는 행동을 보인다면 배척당하여 잊히고 혼자가 되고 만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다. 예로부터 ‘인·의·예·효’를 배우며 살아온 것도 사람 구실을 위해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지만 배운 대로 실천하지는 못한다. 서투르지만 사람과 사람의 부딪힘에서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왕태삼 시인은 인생선배 노인들로부터 우연한 자리에서 처세술을 배웠다. 한갓 짐승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말고 자애로운 마음 씀씀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하찮은 것에서 시작되어 크게 깨우치는 것이 사람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배움은 힘들고 어렵다. 하나 우연한 기회에 작은 한마디가 사람의 도를 깨우치게 한다. ‘한 숟갈 새우젓에 원수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은 작은 것이라 무시하고 남을 대한다면 상대방은 속이 상하여 평생 원수로 지내게 되기도 할 것이다. 왕태삼 시인의 처세술은 사소한 것에도 인정을 베풀어 삶의 여정을 부드럽게 이어가야 한다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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