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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망설존(齒亡舌存) 리더십(34회) 직장이란?

"회사는 또 하나의 가족? 회사는 구호단체가 아니다"

  • 기사입력 2020.12.29 01:03
  • 기자명 김승동
▲ 김승동  

회사(會社)'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company’는 원래 라틴어의 com(함께)+pane(빵)+ia(먹는 것)를 붙인 ‘compania’에서 나온 것으로서 ‘함께 빵을 먹는 동료들’ 이라는 뜻이다. 즉, 우리말로 “한솥밥을 먹는다”는 말이다. 

회사가 이해타산과 빵을 함께 먹는 것 이상의 ‘뜻을 함께 먹고 뜻을 공유하는 공동체’가 된다면 그 힘은 실로 엄청나게 커질 것이고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런데 직장 생활은 참 복잡하다. 그러기에 별별 일이 다 벌어진다. 회사 방침이 자기 신념과 안 맞을 수도 있고 형편없는 상사를 만나는 경우도 있다. 업무량이 공평하지 못해 늘 과다한 업무에 시달릴 수 있고 예고 없는 야근으로 개인적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구가 완전 둥근 것이 아니듯이 사회에나 직장에도 어느 정도 불합리함이 있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마다 자극을 받아 신경질의 발톱을 날카롭게 세워 따지고 불평하고 싸운다면 오래 다니지도 못하고 직장인으로서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가족과 친구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곳이 바로 직장인데 그 직장 생활이 행복해야 삶이 행복해 질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어떤 광고 문구와 달리 ‘회사나 직장은 또 하나의 가족이 아니다’. 회사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이익공동체다. 이익공동체는 어떤 이해관계로 인해 구성되고 구성원간의 계약관계로 이뤄진 조직이다. 

회사는 근로자와 노동력과 임금 지급의 계약을 맺고 그 계약관계를 서로 성실히 이행해 간다는 암묵적(暗黙的) 신뢰를 실천하는 관계이다. 따라서 계약관계로 맺어진 회사에서 가족 같은 관계를 기대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지나친 것일 수 있다. 

특히 회사 내 구성원들 간의 관계는 한 두 가지로 설명하거나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지만 분명한 것은 구성원들 간의 관계 여하는 회사 존재의 이유가 아닐 뿐더러 개인이 회사를 다니는 궁극적인 목적 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조직 내 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무감각해질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도 직장에 대한 꿈은 꾸되 환상은 버려야 한다. 직장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인 친목단체가 아니다.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곳도 아니다. 회사들마다 직원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육아도 도와주고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써 주는 등의 복지를 제공하기도 하나 이것은 직원들에게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도록 하고 일을 잘 시켜먹기 위한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회사는 ‘구호단체’나 ‘정의사제구현단’이 절대 아니다. 

또 우리가 지금 민주주의 체제의 국가에서 살고 있지만 지배구조와 유형에 따라 회사마다 차이는 좀 있겠지만 회사는 어떤 결정을 할 때 다수결을 원칙으로 하는 ‘민주주의 체제가 절대 아니다’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처럼 민주주의가 일상화 된 곳에서도 회사만큼은 예외인데 하물여 권위주의 문화가 아직도 뿌리 깊은 대한민국이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어쩌면 절대왕정이나 봉건제 체제 아래에 있는 독재조직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물론 얼굴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월급을 받고 살아가는 공무원 조직은 좀 다르다고 하겠다.

공무원은 대통령과 장, 차관부터 9급 직원까지 모두가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월급을 받기 때문에 누구도 조직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일하지 않을 경우 근무평정과 승진 등에 불이익을 줄 수는 있지만 큰 비리가 없는 한 아무도 함부로 아랫사람을 퇴직 시킬 수가 없다. 

요즈음 공직사회도 구조개혁 움직임 등으로 좀 달라지고 있으나 앞으로도 공직자의 신분보장이라는 큰 틀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고 일반회사와는 크게 다를 것이다.      

가장 신비로운 공동체가 가정이라면 직장은 가장 성스러운 장소라고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직장은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꿈을 펼치게 해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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