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3의 탄핵반란…"그를 제거해야" 트럼프 시위대연설이 도화선

이창준 기자 | 기사입력 2021/01/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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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3의 탄핵반란…"그를 제거해야" 트럼프 시위대연설이 도화선
 
이창준 기자   기사입력  2021/01/13 [15:20]

미국 하원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 '넘버3'의 반란이 워싱턴 정가를 흔들었다.

▲ 트럼프 탄핵 찬성표 던질 계획인 미 공화당 하원 '넘버3'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인 리즈 체니(54) 하원의원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며 공화당 지도부 인사로서 반(反)트럼프 탄핵 전선의 선봉에 서면서다. 그는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탄핵안에 찬성 투표를 하겠다는 체니 하원의원의 역사적 결정은 그의 아버지 체니 전 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극적인 전화 한 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뒷얘기를 소개했다.

 

체니 의원은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 의회 휴게실에서 아버지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기 위해 예정된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열린 지지자 시위 연설에서 체니 의원을 맹비난하는 것을 TV 생중계를 통해 본 체니 전 부통령이 딸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이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시위대를 향해 의회로 행진할 것을 촉구하면서 "우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허약한 의회 사람들을 제거해야 한다. 이 세계의 '리즈 체니들'(리즈 체니와 같은 사람들) 말이다"라며 체니 의원의 이름을 콕 집어 지목했다.

아버지로부터 '말폭탄' 소식을 전해 듣기 전까지 체니 의원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소식을 접한 체니 의원은 의회 본회의장으로 발길을 옮겼고, 곧이어 시위대가 들이닥치며 초유의 난입 사태가 시작됐다.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한 체니 의원은 자신이 한때 몸담고 있던 폭스뉴스에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폭도들을 조성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폭도들을 선동했다"며 "그가 불을 붙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극적인 순간이 탄핵 찬성을 결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체니 의원의 탄핵안 찬성 결정은 당 지도부 내에서 위태로운 지위에 놓인 그에게 있어서는 '보기 드문 대단원'이라고 WP는 촌평했다.

 

체니 의원은 지난 몇 달씩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에 걸쳐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등 불화를 이어왔고 다른 의원총회 인사 다수와도 마찰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트럼프와의 선명한 결별을 촉구해온 당내 인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WP는 전했다. 체니 의원은 잠재적인 '포스트 낸시 펠로시' 차기 하원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동시에 그의 결정에 반대하는 당내 인사들로부터는 의원총회 의장직 사퇴 압박 등에 처할 수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을 통해 "리즈 체니는 단지 내가 위대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터무니없고 비용이 많이 드는 끝없는 전쟁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빼내온 것 때문에 언짢아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시위대 연설에서도 체니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 뒤 "그는 단 한명의 병사도 집으로 데려오길 원하지 않는다. 나는 수많은 병사를 집으로 데려왔다"고 철군 문제를 또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체니 의원은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행보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하며 당내 동조자들을 만류해왔으며, 이번에 탄핵안 찬성 입장을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난입 사태 '선동' 행위에 대해 "직과 헌법에 대한 배반"이라고 일갈했다. 지난 11일 밤에는 탄핵안 투표에 대해 '양심의 투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체니 의원은 하원의원 경력은 4년에 불과하지만 지난 2018년 재선 성공 후 의원총회 의장 자리에 도전, 공화당 하원 내 권력서열 3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그는 부친의 첫 부통령 시절 국무부 근동 지역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고, 2004년 부시-체니 재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대선 후 국무부로 복귀했다가 이후 폭스뉴스 패널로도 활동했다. 체니 의원의 지역구인 와이오밍은 한때 부친 체니 전 부통령의 지역구였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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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13 [15:20]   ⓒ 한국NGO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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