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프리카 문화의 울림, '콩가와 젬베'

  • 기사입력 2021.10.29 11:06
  • 기자명 이진경
▲ 이진경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제주 아프리카 박물관은 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는 방향성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아프리카는 척박하고 미개한 이미지가 아닌 인간과 특별한 자연이 어우러진 삶의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조각하고 그려진 색채로 가을의 사색에 다양성을 얹는다.

 어느 날, 다섯 명의 여고시절 친구들이 만나 모두 악기 하나쯤을 다룬다는 사실에 바로 앙상블을 결성하여 나눔 공연을 하자는 의견에 합의를 이뤘다.

 그 중 한 친구는 퍼커션 악기 중 콩가, 젬베를 배우고 싶었던 동기와 선생님을 찾아 헤맸던 8년 전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풀어놓았다.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1시간 정도의 거리쯤은 투자하리라 마음먹고 정보를 수집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허탕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배우고자 하는 욕구는 사라지지 않았으니 서울특별시까지 확대하여 찾은 결과 20여 개의 전화번호를 얻을 수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번째 통화를 시도하자 없는 번호, 그다음은 받지 않는 번호, 다음은 잘못 전화했다고 끊어버리는 번호 등 낙담이 컸으나 포기하지 않았던 집념은 역시 성공을 불러오더라는 이야기였다.

 드디어 18번째 전화는 누군가 받더란다. 퍼커션 악기 중 콩가를 지도할 수 있다는 선생님을 찾은 그 순간 심장박동소리는 둥둥둥 악기처럼 먼저 울리더라고 너스레다. 게다가 같은 지역이었다니 보물찾기에 성공한 사람처럼 몇 날 며칠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냐고도 물었다. 

 소장하고 다니기엔 부피가 큰 콩가 대신 젬베를 들고 나타난 그녀가 주법에 맞춰 연주하자 그 순간 ‘심쿵’ 단어만 일치하는 듯했다. 갑자기 다큐멘터리에서 보는 아프리카 부족 전사들의 일사 분란한 몸짓까지 상상을 불러왔다. 고작 그것뿐 아프리카나 남미에서 악기 울림의 쓰임을 몰라도 정말 모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젬베의 울림은 심금을 울리고 있었다.

 그녀의 열정도 놀라움이었지만 지도하는 선생님과의 통화를 시작으로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이어졌는데 그 분 또한 10년이 넘도록 전화한통 받은 적이 없었단다. 누군가 콩가를 배우겠다고 찾았다는 것은 큰 사건 중 하나였고 더구나 젊은 사람도 아닌 아주머니가 찾아 헤맸다는 일은 그저 놀라움이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지도교수님께 드디어 한국사회에 콩가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 있는 사람을 만났다고 자랑했으며 그의 지도교수님 표현은 “아, 남미, 아프리카의 잘 알려지지 않는 악기를 배우고자 찾을 정도로 국민의 음악 수준 폭이 넓어졌다.” 라고 맞장구로 응원하셨단다. 또, “우리사회의 음악에 있어서 개혁이다.” “새로운 창을 열었다.” 라고 했다니 그런 대우를 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사람이 자신이었단다.

 콩가, 젬베 악기의 울림은 지구촌 어느 공동체의 사람들을 불러 모았으리라. 그 소리는 원이 크면 클수록 저음으로 마음속 깊은 갈등을 가라앉히고 화합을 이루었으리라. 아프리카 화가들의 작품 앞을 떠나지 못했던 멈춤은 생소한 대륙을 품은 풍부한 색감이 정적인 것처럼, 동적인 것처럼, 동력의 에너지가 전해지는 듯했기 때문이다. 수천 년 이어온 예술과 풍경과 음악에서 지구 먼 곳의 아프리카 문화를 잠시나마 간접체험 한 것으로도 다문화감수성은 높아졌을 것이다. 아프리카 박물관 문화공간이 ‘당신이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의미의 ‘우분투’정신이 교육활동 기본 이념이라니, 이미 문화감수성이 높은 친구에게 고백해 보련다. 우분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