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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시선] '기댈 곳 없는' 대한민국…"경청이 답이다"

  • 기사입력 2021.11.19 09:20
  • 기자명 조영곤 편집국장
▲ 조영곤 편집국장 

대한민국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또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 이웃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기댈 곳 없다"는 푸념과 설움이 복받친다. 이같은 푸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사연은 많지만 부동산 즉, '내 집 마련'의 꿈이 산산조각 났다는 설움이 유독 귓전을 때린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며 자녀의 장래를 위해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이웃들. 그들은 빠듯한 살림살이에도 청약저축 등 꿈을 위해 한걸음씩 내디뎠다.

그리고 상대적 약자인 자신들을 배려한다는 공공분양의 문을 두드렸지만 고분양가에 놀란 가슴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 역차별 때문에 소주 한잔으로 설움을 달랜다고 한다.

남편의 은퇴가 가까워 오면서 내 집을 마련해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고 싶어하는 이웃들도 있다. 청약 점수도 상당히 높다. 기대가 컸지만 역시나다. 부동산 광풍이 불러온 피해자라는 얘기가 들린다. 수백대일의 경쟁률 때문에 착잡한 심정이다.

이들의 더 큰 걱정은 자녀세대로 이어질 내 집 없는 설움이다. 자신의 무능력함을 탓한다.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지적할 기력도 없다. 그저 푸념에 그칠 것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아는 탓이다.

청년들도 할 말이 많다.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분노한다. 희망을 얘기하기 보단 포기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단다.

푸념과 설움, 그리고 분노.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 역시 요원하다. 여야 대선주자들을 바라보는 이웃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기대를 해야 하는데 누가 되든 지금보다 더 불행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한민국과의 결별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아쉽지만 대한민국 만큼 방역시스템이 완벽한 나라도 없다. 목숨을 내놓고, 낯선 이국에서 새 삶을 살아갈 용기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는 이웃들...

무엇이 문제일까. 소통을 하지 못한 탓이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언어유희에 빠져 있다. 기업인들은 역시 선심성 전략을 던져놓고, 얼마를 남길까에 혈안이 돼 있다.

이웃들의 이기주의도 팽배해졌다.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또 종교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행보에 나서며 분열을 조장한다. 이밖에도 잊을만 하면 갑질이라는 단어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이웃들까지.

진심을 바탕으로 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청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 이웃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셈법(이익)은 잠시 잊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경청을 기반으로 한 소통이 이뤄진다면 살맛나는 대한민국도 어려운게 아니다. 이웃들의 기준도 그리 높지 않다. 그저 '학벌 없는 사회', '기업하기 좋은 환경', '취업난·빈부격차 해소' 등을 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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