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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신변보호 여성 피살…경찰 엉뚱한 곳 출동

사고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곳으로 첫 출동…스마트워치 결함(?)으로 위치 잘못 파악

  • 기사입력 2021.11.20 07:52
  • 기자명 임채환 기자
▲ 연합뉴스

데이트폭력 피해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이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은 피해 여성의 스마트워치 호출 신고를 접수하고 곧바로 출동했지만 스마트워치의 기술적 결함 등의 문제로 피해자 위치를 잘못 파악해 두 번째 호출 이후에야 사건 현장에 도착했으나 벌써 사고가 난 뒤였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 A씨가 머리 부위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소방대원이 출동했을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끝내 숨졌다.

A씨 얼굴 부위에는 흉기에 찔린 듯한 상처가 있었다. A씨는 데이트 폭력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경찰에 두 차례 긴급 호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첫 번째 신고가 이뤄진 시각은 오전 11시 29분이었다. 경찰은 3분 뒤인 11시 32분 신고가 이뤄진 스마트폰 위치 값인 명동 일대에 도착했으나 이곳은 사건이 발생한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500m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곧이어 A씨는 오전 11시 33분 두 번째 긴급 호출을 했고, 경찰은 스마트워치 위치 값인 명동 일대와 피해자 주거지로 나뉘어 출동해 8분 뒤인 11시 41분 피해자 주거지에 도착했다.

첫 번째 신고가 이뤄지고 12분이 지난 뒤에야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피해자 주거지에 도착했으나 A씨는 이미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스마트워치의 위치 값과 피해자의 주거지가 500m가량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A씨는 경찰에 "전 남자친구가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다"며 분리 조치를 요청했으며, 경찰은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조치를 했다.

법원은 이틀 뒤 100m 이내 접근 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 금지 등 잠정 조치를 결정했다. 경찰은 이 내용을 전 남자친구에게도 고지했으며 사건 발생 전날까지 일곱 차례 A씨의 신변을 확인했다.

A씨는 전날까지 지인의 집에서 생활했으며 이날 혼자 거주하던 오피스텔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전날 경찰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아직까지 전화 온 것도 없고 찾아오지도 않았다"며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오는 20일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의 전 남자친구인 30대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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