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의 교훈(敎訓)

김영국 | 기사입력 2022/01/04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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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의 교훈(敎訓)
 
김영국   기사입력  2022/01/04 [02:42]

 

▲ 2일 필자의 경남 창녕 고향집 마당 감나무에 달려있는 '까치밥'  

 

 하 수상한 시절이건만 어김없이 또 새해는 밝았다. 세상 풍경 중에는 늘 성공과 실패의 도전이 연속된다. 이런 때, 고향마을의 겨울 풍경 중에 단연코 까치밥이 일품(一品)이 아닐까 싶다. 

 

까치밥은 곧 자연과 동물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자연에서 베푸는 무한의 사랑과 나눔’의 징표요,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깊은 슬기요, 지혜 중의 으뜸이다. 곡식이나 과일을 추수할 때 모두 거둬들이지 않고 조금씩 남겨둔다. 소싯적부터 지금까지도 벼를 벤 뒤에는 벼 이삭을 논바닥에 떨어뜨려 놓았고,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도 꼭대기에 몇 개씩은 ‘씨감(까치밥)’으로 남겨두는 참 아름다운 우리의 미풍양속(美風良俗)이다. 

 

이유인즉, 겨울에는 너무 추워 먹을 것이 없는 계절이라 곡과(穀果)를 전부 거둬들이면 짐승과 조류들이 굶어 죽기 때문이다. 특히, 10여호의 고향 마을은 옹기종기 이웃이다. 돌담이나 울타리를 치고 살면서도, 마음의 담과 싸리문, 울타리는 늘 활짝 열어놓고 살았다. 참 훈훈한 정을 나누었던 그 소싯적이 무척 그리운 때다.

 

겨우 기억에 남는 어느 시인은. “어제의 그리움을 태워 오늘을 살고, 오늘의 괴로움을 태워 내일의 당신을 원망했다. 그럼에도 당신이 열어두고 간 저 싸리문을 오늘도 닫지 못하여, 이 가슴에는 멍울이 지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요즈음 우리는 이웃과의 거리를 더 가깝게 지내고 싶으면서도, 안밖의 자동문은 수시로 꼭꼭 잠그고 무엇 하나라도 없어질세라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의 안전과 행복이 혹여 불행으로 올까봐 마음의 철옹성만 높이는 삶인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특히, 지금처럼 코로나19와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때, 영혼 없는(?) 이와의 만남은 참 거북스럽다. 어쩜 ’바이러스가 몰고 온 떡밥(?)‘같은 세상 풍경이다.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 한국메타버스협회 고문· Saxophonist. 한국NGO신문 객원 논설위원  

유태인의 탈무드는 ’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것을 생활철학으로 삼으라‘고 말한다. 정사각형의 이익을 얻으면 정사각형에 내접(內接)하는 원만큼은 자기 몫으로 챙기고, 나머지 네 모퉁이는 이웃과 사회에 돌려주라고 한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도 ’남을 도운 것으로 자신은 더 많은 것을 차지하게 되고, 남에게 주는 것으로 자신은 더 많은 것을 갖게 된다(聖人不積 旣以爲人 己愈有 己以與人 己愈多)‘는 교훈이다.

 

 임인년(壬寅年) 올 한해도 ‘사랑과 배려의 까치밥을 남기는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또 한 해를 한국NGO신문 독자들과 함께 출발하고픈 마음 더욱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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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1/04 [02:42]   ⓒ 한국NGO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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