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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보건단체, "국립중앙의료원 취약계층 환자 내몰기 규탄"

정부의 공공병원 쥐어짜기 중단, 후속대책 마련 촉구

  • 기사입력 2022.01.12 13:42
  • 기자명 정성민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전담병상 추가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22일 국립중앙의료원(국립의료원)과 서울의료원을 비롯해 4개 공공병원의 병상 전체를 소개(疏開·공습과 화재 등에 대비, 도시 또는 밀집 장소의 주민이나 시설을 분산시키는 것) 명령했다. 이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사회적 취약계층 환자들이 퇴원 조치를 당하자 시민·보건단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2022 대선넷)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12일 "국립중앙의료원 소개 조치 명령 이후 최근까지 80여 명의 저소득층, 행려·노숙인, 이주노동자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쫓겨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국립중앙의료원은 취약계층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다"고 지적했다.

  

2022 대선넷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정부는 엄동설한에 결국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기어이 거리로 쫒아냈다. 우리는 이를 확인하고 분노와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쫓겨난 환자들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2022 대선넷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이미 대부분의 공공병원들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하고 있고 민간병원들은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에 내몰린 환자들을 거부해왔다"면서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 중이었던 취약계층 환자들에게 적절한 전원(轉院·환자가 치료받던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 대책을 발표한 바 없으며, 제대로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말했다.

2022 대선넷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당장 입원했던 환자들만이 아니라 앞으로 가난한 환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노숙인은 진료시설 지정제도 때문에 이제 서울에 입원 가능한 병원이 단 두 곳 남게 됐다"며 "이 중 응급실 이용이 가능한 건 보라매병원뿐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환자들이 오직 한두 곳 병원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다. 보라매병원까지 갈 차비가 없어 누군가는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난한 이들에게 놓인 현실"이라고 밝혔다. 

2022 대선넷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겨우 20~50병상을 코로나19 치료에 내놓으면서 돈벌이 진료를 포기하지 않는 삼성‧아산‧세브란스 같은 대형민간병원들에 책임을 묻지 않고, 128개의 코로나19 병상을 운영하면서 가난한 환자들을 돌봐온 국립중앙의료원을 더 쥐어짠 것이 결국 이런 비극을 만들었다"면서 "민간병원이 코로나19 환자나 취약계층 환자 둘 중 하나라도 최소한 제대로 진료했다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 대선넷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민간병원에 이 당연한 의무를 강제한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며 "재난시기에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것, 그리고 가장 어려운 처지의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병원의 존재 이유이며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의 비인권적이고 야만적인 의료접근권 제한조치를 당장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취약계층이 처한 의료공백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또 공공병원과 취약계층 환자 쥐어짜기를 중단하고 코로나19 환자와 취약계층 진료에 민간병원이 역할을 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자들 역시 정치가 공백인 가난한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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