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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간원(懇願)과 박근혜 전대통령의 답신

  • 기사입력 2022.02.16 16:54
  • 기자명 이석복
▲ 歡喜 이석복(수필가,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문재인 정권은 지난 해 12월 24일 박근혜 전대통령을 성탄절 특사를 기해 특별사면한다고 발표했다. 서울구치소에 영어(囹圄)의 몸으로 지내신지 4년 9개월만이었다. 많은 국민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 과정과 탄핵 후 재판과정을 지켜보면서 야비한 정치인들과 선동적인 언론 그리고 눈치를 살피는 사법부에 농락당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깨어있는 국민들은 오히려 박 전대통령이 소통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나라만 생각하고 탐욕이 없는 깨끗한 분이셨다는 것을 늦게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거의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갖고 있었던 분이 왜 그렇게 맥없이 탄핵을 당했는지 오랜 시간 이해되지 않았다. 이제 돌이켜보니 박 전대통령이 참 대통령 다우셨던 분이라는 것과 죄도 없이 허망하게 탄핵을 당하셨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는 계기가 있었다.

2018년 9월 19일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국민들도 놀랐던 항복문서나 다름없는 ‘남북군사합의서’를 체결했다. 나는 분노와 우려를 금하지 못했다. 그래서 뜻을 같이하는 예비역 장성 900여명과 함께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약칭:大守將)을 2019년 1월 결성하고 운영위원장을 맡게 됐다. 예비역 장성 2,000여명으로 구성된 ‘성우회(星友會)’라는 친목조직이 있기는 하지만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정치적인 문제로 판단하고 적극적 개입을 꺼림으로써 성난 국민들로부터 원성과 비난을 자초하고 있던 터였다. 그 불법적인 9.19남북군사합의서의 내용을 보니 ‘성우회’와 시시비비를 다툴 시간도 없는 그야말로 우리 군(軍)의 무장해제나 다름없는 형편없는 합의였다.

따라서 국가안보를 책임졌던 예비역 장성들로서 국가적 안보위기를 좌시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대수장 결성 후 주로 문재인 정권의 ‘안보정책’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해 바른 정책대안을 제시했고, 시정도 요구했으며, 국민을 계도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 방안으로서 자체적으로 ‘장군의 소리 유튜브방송’, ‘성명서 발표’, ‘신문광고’, ‘발간물 제작배포’, ‘세미나 주관’ 등의 활동을 통해 그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러한 적시적절한 안보정책의 감시감독활동으로 ‘9.19남북군사합의서’도 초기조치 이후에는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무리하게 추진하려던 위험천만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종전선언’도 국민저항에 무딪쳐 진척이 안되고 있다. 그러나 과반수 이상의 국회의원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의 횡포(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2020년 4.15총선에서 보수야당이 이겨야했었다. 그러나 보수정당들은 사분오열돼 있었고, 주사파정권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렇다고 대수장이 정치영역인 ‘선거문제’에 전면으로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도 있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래서 대수장에서는 구치소에 계시는 박 전대통령께 간청을 드리는 방책을 선택했다. 2020년 2월 13일자 대수장 공동대표 12명(역대 국방장관, 합참의장, 연합사부사령관,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운영위원장 등)명의의 편지를 써서 “분열된 국민들의 통합과 주사파 정권타도”를 위해 옥중의 박 전대통령께서 강력한 의지를 국민들게  표명해 주시기를 간원드렸다. 옥고를 치르고 계시는 분께 총선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는 것은 염치불구한 것임을 알면서도 선거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하는 뜻이었다. 

우리는 정성을 다해 작성한 편지를 보내고 초조히 답변을 기다렸는데 유영하 변호사로부터 박전대통령께서 편지를 잘 읽으셨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다가 3월 4일 박 전대통령께서 국민과 야당 제정당 및 정치인들을 향해 쓰신 옥중서신을 유 변호사가 대독하는 ‘기적(奇蹟)’이 일어났던 것이다. 기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박전대통령이 지난 3년간 극도의 자제 속에 정치와 관련해 아무런 공개의사를 피력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여러분! 박근혜입니다.”라고 인사로 시작한 옥중서신에는 먼저 코로나로 고생하시는 국민들을 염려하시면서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하셨다. 재차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間隙)도 있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 주시기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하셨다. 박 전대통령의 입장에서 당신을 쫓아낸 미래통합당이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나라의 현실을 직시하고 당신을 추종하는 군소정당에 대하여 쉽지않은 길을 택하도록 말씀을 주셨다고 본다. 

이에 대수장에서도 즉각 보수우파정당의 대표들에게 공식서한을 보내서 당리당략을 자제하고 총선승리를 위하여 통합할 것을 호소했다. 나는 각당 대표들을 직접 찾아 박 전 대통령의 당부가 헛되지 않도록 동분서주(東奔西走)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분열이 패배라고 알면서도 당리당략과 개인적 탐욕으로 통합은 장애물투성이로 전락했다.그들에게는 나라도 국민도 박전대통령의 당부도 없는 오로지 이기심에 가득한 권력욕뿐이었다. 이런 정치풍토였기 때문에 박근혜 전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셨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정치인들은 관용과 타협의 정치가 아니라 증오와 보복의 정치에 매몰되어 나라와 국민은 안중(眼中)에도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최근에 박 전대통령께서 무려 4년 9개월간 구치소에 계시면서 국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쓴 수만 통의 애절한 편지에 대한 답장형식으로 책을 쓰신 것이 감동스럽다. 지난 1월 펴내신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서 244쪽과 245쪽에 대수장으로부터 보낸 편지를 공개했기에 용기를 내서 그 당시의 진실한 사연을 밝히는 것이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맞아 ‘정권교체’는 물론 ‘정치교체’가 절실하다는 것을 새로운 대통령은 시대적 사명(使命)으로 인식하기 바란다. 대한민국은 4류 정치를 빼면 경제도 문화예술도 스포츠도 인터넷망도 세계 일류 아닌가? 더 이상 4류 정치가 대한민국을  망국의 길로 끌고가는 것을 국민들이 용서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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