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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새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소회(所懷)

  • 기사입력 2022.04.04 23:12
  • 기자명 이석복
▲ 이 석 복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수필가.  

국민의 힘당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 벌어진 치열한 대통령 선거전은 역대 대선사상 가장 근소한 표차(0.73%, 247,477표)로 윤석열 후보에게 승리의 여신은 미소를 보냈다. 3월10일 개표가 막바지에 이르던 새벽4시경 양후보간 표차가 너무 근소하여 누가 당선자가 될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패배를 선언하고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모습이 생중계 되었다. 밤새 숨을 죽이며 아슬아슬한 선거 개표실황을 지켜보던 나는 안도했지만 이 장면이 자연스럽지 않고 오히려 생뚱맞게 다가왔다. 그 상황에서 여당 대선후보가 패배를 서둘러 선언했던 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암튼 국민의 힘 윤석열 대통령후보의 승리로 대선레이스는 마감을 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승리를 확인하고 국민과 약속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바로 인수위원회 구성에 착수했고, 특히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Task Force)를 우선 편성한 것이 눈에 띄었다. 윤 당선인은 선거유세과정에서 청와대 이전을 공약했고, 현 청와대는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다짐했던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당선 된 후에는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새롭게 이전한 대통령 집무실에서 업무를 개시하겠다며 공약실천의지를 명확히 하는 모습이 신선해 보이기까지 했다.

과거 2017년 문재인 대통령도 현 청와대는 제왕적 대통령을 상징한다고 판단했기에 같은 공약을 내걸었지만 끝내 청와대에서 나오지 못한 것이 오버랩(overlap) 되어서였다. TF에 수도방위사령관과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역임했고, 대통령 경호에 경험이 있는 인물로서 예비역 장성을 포함시킨 것은 탁월한 선택으로 보였다. 대선기간 중 청와대 이전은 광화문 지역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현 대통령도 경호상 문제로 이전을 포기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에 현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는 의미가 진의(眞意)라고 받아들여졌다. 

나는 처음부터 광화문지역에 있는 정부종합청사와 외교부청사를 이전 대상으로 검토한다고 들었을 때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했을 정도였다. 두 청사는 남북대치상황과 과거 북한의 청와대 기습사건을 고려했을 때 기본상식만으로도 불가한 곳이기 때문이다. 조금 막연했지만 서울중심지역에서 대통령 집무실로 가능한 지역은 용산의 국방부 위치밖에 없다고 평소 생각하던 차에 용산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된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당연하다고 수긍했다.

이어서 윤 당선인은 직접 국방부 청사지역과 한남둥 공관지역을 답사한 후 용산지역으로 이전을 결심하고 직접 국민들께 브리핑을 하는 성의를 보여준 것은 여론을 고려한 성의있는 자세였다고 본다. 문대통령은 이전 지역과 소요비용집행을 보고받은 후 최초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가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한 후에는 ‘안보공백(安保空白)’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문대통령은 재임 중 북한에 대하여 항복문서에 가까운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합의해줬고, 시기상조의 한미연합사(CFC ROK/US)의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을 강행하려했던 분으로서 ‘안보공백’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몽니를 부리는 것이 오히려 황당했다. 여기에 일부 합참의장 출신분들이 윤당선인측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지역으로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이 이전을 결심한 것을 보고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전달한 것이 빌미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고급장교 시절 대부분을 합동참모본부, 국방부 및 한미연합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으로 청사의 공간, 국가비상 지휘시설 및 경호문제를 고려했을 때 대통령 집무실로서 용산지역이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후 문 대통령과 회동이 좀 지연(19일)되긴 했어도 보도된 회동결과를 보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문제는 추진 속도만 남은 과제인 것 같아 안심이다. 물론 취임 준비 일정상 5월 10일 첫날 용산집무실 근무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국운융성(國運隆盛)을 위하여 잘 결심한 것으로 환영한다.

현 청와대자리는 고려 숙종때(1104년) 남경의 궁궐이었고, 조선 때에는 경복궁의 후원으로서 경무대로,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총독관저로, 미군 군정기에는 하지사령관의 관저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 후에는 대통령의 집무실 및 관저로 유지되어왔다. 이제 918년만에 최고권력자와 무관한 장소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여 국민의 품에 돌아오게 되었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앞으로 청와대가 전면 개방이 되면 해마다 1조8천억의 관광수입과 사회적 자본증가로 최고 3조 3천억원에 달하는 GDP(국민총생산) 상승효과가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다.

사실 청와대는 풍수지리적으로도 분명히 명당자리이기에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강국으로 융성해 온 것을 지켜보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기운이 쇠잔해간다는 것을 우리의 현인들이 느낄 수 있듯이 윤당선인도 대한민국이 통일 강국이 되기위해서 새로운 기운이 있는 곳으로 이전이 필요하다고 절감했을 것이다. 청와대와 관련한 여러 풍문들이 있지만 특히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진 사무실과의 이격공간이 커서 구중궁궐(九重宮闕)이라는 별칭이 생겨났고,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구시대적 상징이 자리매김한 곳 아닌가? 용산(龍山)은 그 지명에 걸맞게 북으로 남산의 배산(背山)과 남으로 한강(漢江)의 국가적 길지(吉地)가 틀림없어 보인다. 용산시대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는 새로운 모습의 대통령이며, 통일을 이룩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고, 세계 5대 강국을 이끄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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