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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새의 품격

  • 기사입력 2022.04.18 10:08
  • 기자명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장

그 사회적 크기나 질, 문화나 철학, 정신적 가치의 척도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그 사회가 사용 중인 언어다. 그 언어의 속도나 크기 구성력, 단어 등은 가치와 품격을 결정짓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말이 아닌 진심을 다하는 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1 어떤 물건의 본디의 생김새. 2 어떠한 동작이나 버릇의 됨됨이. 본새의 사전적 해석이며 의미다. 말뽄새 라는 사투리적 표현도 사용을 한다.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더구나 같은 문자를 사용하니 대화하기 가장 좋은 상대가 있다. 이해의 깊이와 폭도 당연히 크다고 생각하고 편할 것이라는 기대도 항상 가지고 있는 상대가 있다. 우리가 베풀어야 할 위치이기도 하고 그만한 여유도 있으며 그럴 마음도 가지고 있고, 연민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그만큼 용서도 많이 하고 있는 상대가 있다. 과연 그들과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들의 언어를 들으면 부끄러움은 왜 내 몫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번민이 항상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언어는 감정에 따라 욕을 할 수도, 극적인 감정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우리도 그러려니 하고 인정 할 것이다. 하지만 자기들 스스로 하나의 국가로 내세우며 그렇게 인정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들의 대외적 공식 담화문이나 통신문의 언어를 보면 과연 그들은 최소한의 예의나 매너, 품격이라는 것을 알고나 있는 집단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 산속에 근거지를 둔 화적패거리나 산적패거리들이나 사용했을 법한 단어나 문장을 서슴없이 사용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혀를 차게 한다. 왜 그들은 최소한의 언어적 순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가. 언어가 가지는 그 위험하고 아름다운 힘을 그들은 진정 모르는 것인가. 우리는 이미 보편적이며 다양한 인종전시장 같은 국가가 된지 오래다. 우리말을 잘하는 외국인은 주변에 흔하며 한류를 이유로 한국어를 배우고 한글공부를 위해 유학을 와있는 젊은 대학생들도 많다. 그들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삶은 소대가리’가 무슨 뜻인가요? 과연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가. 그냥 사전적인 해석으로 설명하며 우리 대통령이 그렇게 생겼다고 이해시킬 것인가. 내게 한 말도 아닌데 왜 내가 그리 창피하고 부끄럽고 분노해야 하는가. 그것도 이해라는 범주에 넣어 묻고 넘어가야 하는가? 

하긴, 우리들끼리도 못지않은 험한 말들로 서로 아귀다툼을 하고 있으니 요즘에는 더 무감각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언어는 우리가 쓰고 버리는 쓰레기가 아니다. 가꾸고 다듬어 사용하고 깨끗하고 품위있게 유지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세계적인 문자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라 자

▲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한국평화협력연구원 이사   

랑스러워하면 무엇 하는가. 그 문자로 표현하는 언어들이 쓰레기면 자연스럽게 그 문자도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불과 몇 십 년 전 우리의 말과 문자를 빼앗겼던 것을 잊었는가. 당당하고 품격 있는 언어를 우리 모두가 사용한다면 그에 기인한 행동과 사상, 철학까지 그렇게 바뀔 것이다. 어렵고 무게 있는 언어를 사용하자는 것이 아니다. 쉽고 알아듣기 좋은 말이 가장 좋은 언어가 될 것이다. 그래서 공통분모를 가진 의성어, 의태어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본새의 품격을 추구하고 품격이 없는 상대에게 당당하게 요구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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