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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출마해 ‘방탄조끼’까지 입겠다는 이재명의 몰염치

  • 기사입력 2022.05.07 19:46
  • 기자명 김승동 대표기자
▲ 김승동 대표기자/정치학 박사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6·1 지방선거 때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져 주목된다. 출마지역은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 선거구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 전 지사의 인천 계양을 후보자 공천을 의결했고 또 그에게 선대위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의 직책도 맡겼다.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이 전 지사에게 직접 출마할 것을 요청했고, 이 전 지사는 이에 동의했다. 다 예견되고 짜여진 각본이라 감동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전 지사의 인천 계양을 출마는 이미 송영길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나왔다.

 

어쨌든 이 전 지사는 대선에서 패배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정치무대 전면으로 복귀하게 됐는데 일단 여기저기서 말이 많다. 대선 패장이 일정 기간 잠행과 숙고의 시간을 갖는 관행을 고려하면 너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 지사가 자신이 시장을 두 번이나 하고 지사까지 한 경기도 성남 분당갑을 피하고 연고가 없는 인천시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한다는 것은 "비겁한 처사"이자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이 전 지사가 성남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을 선택한 것은 분당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신의 최대의 치적으로 자랑해 온 ‘대장동’ 개발이 이제는 단군 이래 최대의 분탕질이 일어난 곳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 전 지사는 계양에서 윤석열 당선인을 8.73% 포인트 앞섰지만, 분당에서는 12.66%포인트 뒤진 곳이다. 특히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20여 년 전부터 활동해 5선을 기록한 더불어민주당 텃밭이라 여론의 비난과 체면에 관계없이 유리한 곳을 선택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전 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출마를 강행하고 있는 점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4일 이 전 지사와 부인 김혜경 씨를 법인카드 사적 유용의 피의자로 규정하고 국고 손실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한 영장을 갖고 경기도청을 압수 수색했다. 앞서 성남 분당경찰서도 2일 이 전 지사가 성남시장 겸 성남FC 구단주로 재직할 당시 6개 대기업으로부터 후원금·광고비 등으로 160억 원을 받고 용도 변경 등의 특혜를 준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청을 압수 수색했다.

 

이런 가시밭길 형국에 피의자인 이 전 지사가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용기가 가상하지만 당선되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등을 활용해 자신을 방어하려는 소위 ‘방탄 조끼’로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를 보는 안팎의 시선이 마냥 우호적이진 않아 과연 결과가 그렇게 될지 의문이다. 심지어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5일 아직은 대선 패배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라며 시기상조론을 언급했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출마' 프레임에 기름을 붓게 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재명 전 지사의 출마 경위야 어찌 됐든 ‘따논 당상’으로 여겨지는 이번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가 자칫하면 이 후보자 자신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의 몰락도 가속화 할 수도 있다. 결과는 전적으로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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