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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환경보호] "원인 규명 없는 바다숲 조성 사업, 밑빠진 독에 물 붓기"

녹색연합, '바다숲 조성 사업' 전면 재검토 주문

  • 기사입력 2022.05.10 12:11
  • 기자명 여성미 기자
▲ 갯녹음이 진행되고 있는 제주 신흥리[녹색연합 제공]

10일은 제10회 바다식목일이다. 정부는 갯녹음(바다사막화·연안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 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것) 현상의 심각성을 알리고, 바다숲을 조성하기 위해 2013년 5월 10일 바다식목일을 제정했다. 하지만 정부와 의도와 달리 갯녹음 현상이 심화, 바다숲 조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 환경단체로부터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10일 "정부는 10회 바다식목일을 맞아 기념식을 치를 게 아니라 국민의 혈세를 이용해 효과 없는 사업을 장기간, 대규모로 진행한 것에 대한 평가와 검증을 우선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2009년부터 연간 300억 원 이상을 투입, 인공 바다숲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바다숲 조성 사업 운영방식과 효과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 그동안 정부가 바다숲 사업으로 조성했다는 26,644헥타아르(ha)의 효과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못했다. 또한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의 바다숲 조성 사업 예산 3,443억 원에 해당 지자체의 관리용 예산을 합치면 매년 바다숲 조성, 관리 지출 예산은 천문학적 숫자에 달한다.

이에 2019년 감사원은 '바다숲 조성 사업 추진 부적정' 공문을 통해 해양수산부에 관리감독 시정을, 실행 주체 한국수산자원공단에 주의 요구를 통보했다. 바다숲 조성 효과 점검, 갯녹음의 효율적 제거, 관리감독 방안 마련이 감사원의 주문이었다.

해조류 전문가들도 해조류 서식 환경보다 깊은 곳에 인공어초를 투하하거나 해조류의 생식 주기를 고려하지 않고 예산 집행 시기에 맞춰 해조류 포자를 심는 등 바다숲 조성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녹색연합은 제주 연안에서 갯녹음 현상을 조사하면서 바다숲 조성 사업의 문제를 직접 확인한 바 있다. 녹색연합이 2021년 여름-가을 제주도 연안 조간대 98개 해안마을의 정점 200곳을 조사한 결과 98개 마을 전체에서 갯녹음-심각 단계가 진행되고 있었다. 2022년 겨울-봄(43개 정점) 조사에서는 전체 조사 지점에서 미역과 모자반을 찾을 수 없었다.

녹색연합은 "수온이 낮아지고 해조류가 무성하게 자라할 겨울과 봄에도 제주 바다 조간대는 여전히 석회조류만 바위를 두텁게 뒤덮은 처참한 상태였다"면서 "제주도 조간대 갯녹음은 회복 불가능의 임계점에 가까워져 있지만, 바다숲 조성 사업은 조간대 갯녹음 해소는 외면한 채 조하대 수심 15미터 위주의 사업으로만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갯녹음 발생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고 바다숲을 조성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직격했다.

녹색연합은 "갯녹음의 원인은 지역별, 해역별로 다르다. 전문가들은 갯녹음의 원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육상오염원과 난개발, 조식동물 증가 등으로 추정하며 연구를 통해 지역별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면서 "인공어초를 엉뚱한 곳에 투하하고 해조류 포자를 심는다고 갯녹음이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해양수산부 '바다숲 조성 사업'은 갯녹음 해소의 대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갯녹음의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원인에 따른 해역별 규제 도입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황폐해지는 바다생태계를 복원하고, 바다숲을 되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이상의 전시 행정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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