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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탈출하려던 로힝야족 선박 뒤집혀 16명 사망

유엔난민기구 "최근 비극은 로힝야족이 느끼는 절망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 기사입력 2022.05.25 15:02
  • 기자명 김다원 기자
▲ 방글라데시로 이주한 로힝야족 [연합뉴스]  

미얀마 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미얀마를 탈출해 말레이시아로 가려다 폭풍우로 배가 전복돼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에 대해 충격과 슬픔을 표현했으며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로힝야족을 실은 보트는 지난 19일 서부 라카인 주를 떠났고 이틀 후 미얀마 남서부 해안의 아이야와디 지역에서 악천후를 만나 전복됐다고 성명은 전했다. 

로힝야족은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으며 살아가던 소수민족으로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 중 하나가 됐다. 

지난 2017년 미얀마 라카인주에서는 무슬림계 소수 로힝야족 일부가 종교 탄압 등에 반발해 경찰 초소를 습격하자 정부군이 대대적인 토벌 작전에 나섰다. 토벌 과정에서 살인, 강간, 폭행, 방화 등의 인권 유린 행위가 자행되고, 70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미얀마 정부는 보안군이 집단 강간과 살인을 저지르고 수천 채의 가옥을 불태웠다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미국은 지난 3월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에게 자행한 탄압 행위에 대해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공식 규정했다. 

미얀마에는 1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남아 있으며, 열악한 난민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다. 방글라데시의 붐비는 난민 캠프에도 살고 있다.

이들은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무슬림이 다수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로 위험한 항해를 떠난다.

유엔난민기구는 성명에서 “약 630명의 로힝야족이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 벵골만을 가로질러 바다 여행을 시도했다”며 이 중 60%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관계자는 이번에 전복된 배에 타고 있던 50여명 중 대부분이 30세 미만 남성이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의 인드리카 라트와테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은 “최근 비극은 로힝야족이 느끼는 절망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위험한 여행을 떠나 결국 목숨을 잃는 어린이, 여성,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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