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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조선글

  • 기사입력 2022.05.28 19:38
  • 기자명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장
▲ 필자 유현덕이 쓴 캘리그라피  

10월 9일은 한글날, 1월 15일은 조선글날이다. 우리는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일을 기준으로 삼아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했고, 북한은 한글 창제 일을 기준으로 하여 조선글날이라 한다. 우리처럼 공휴일로 기념하지 않으니 북한 주민들에게는 섭섭한 기념일이기도 하니 실제로 한글에 대한 개념조차 그렇게 분명하지 않은 이유가 되겠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셨다는 것도 가르치지 않으며 그저 조선글이라 불리는 한글을 김일성이 만들었다는 황당한 교육을 당연하게 여기고 받아들인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우리가 통일에 대비한 다양한 준비과정 중에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큰 글’ ‘으뜸 글’ ‘하나 글’ ‘한민족 글’ 등 다양한 뜻을 가진 한글이 표현하는 가장 좋은 말이 우리가 사용하는 말인 것이며,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북한과의 말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기쁘게 생각해야 한다. 물론, 북한과 지금도 꽤 많은 단어와 문법들이 다르지만 그래도 읽거나 해석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으니 다행인 것이다. 

최근, 국보70호인 훈민정음을 대한민국 국보1호로 지정하자는 움직임과 탄원이 이어지고 있는 활동 등을 북한의 문자, 언어학자들과 공유하고 뜻을 함께 하는 것에도 활발하게 투자를 해야 한다. 어쩌면 통일에 대비한 가장 중요한 투자가 되어야 할 것이 우리 문자와 말이라는 것에 남북 모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물론, 현재도 초중등 교육과정에 대한민국의 언어와 북한의 언어를 비교하며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방향 등에 대한 올바른 교육내용이 진행 되고 있어 다행이다.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것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는 중국어에 관한 부분임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어와 한자문화권인 중국, 홍콩, 대만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는 바람에 생기는 갈등과 이해의 차이는 사회적, 경제적, 이념적 비용까지 발생하니 그 피해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우리도 그들의 경우를 비교하며 70년 이상을 조금씩 변화되어진 말과 글을 사용하며 불통과 오해가 더 심화되지 않도록 연구하고 교육을 해야 하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각성과 인식이 필요할 것이다. 외래어가 넘쳐나고 축약어가 유행되는 것을 방치하고 그저 세대 간 격차로 웃어넘기기에는 그 책임과 결과에 대한 큰 피해를 예상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미디어가 가진 무한 책임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시사, 문화, 뉴스가 아닌 프로그램에서는 우리 말과 글이 마구 망가지고 있는 것을 그저 지켜보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통일은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것부터 준비하고 실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통일은 몇몇 전문가들의 손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우리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더 빨리, 아름답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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