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종군위안부(59)

출장근무<22>

  • 기사입력 2012.01.13 11:52
  • 기자명 정현웅
이나무라 병장이 히죽 웃더니 말했다.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니시야마 하사는 다시 군도를 높이 추켜들었다. 이번에도 여자는 비명지르면서 말했다. 하사는 멈칫하며 병장에게 물었다.
“뭐래니?”
“하사님보고 개새끼랍니다.”
장교들은 피가 튈 것이 두려워 이내 밖으로 나가고 없었다. 여진홍도 그 장면을 보지 않으려고 밖으로 나갔다. 여자의 목은 땅에 떨어졌다. 하사는 자신이 휘두른 칼에 목이 떨어져 나갔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워했다. 하사는 여자의 목을 자르고 옆에 있는 중사와 병장을 쳐다보며 으스대었다.
여진홍은 더 이상 통역을 할 수없다고 하며 창고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자 아오끼 대위가 쏘아보면서 말했다.
“너는 지금 군인이다. 군인은 명령에 따라야 한다. 마고우상, 명령이다. 통역을 하라.”
계속 불응하면 영창에 넣고, 때로는 심한 구타가 예상되는 일이었다. 여진홍은 한숨을 내쉬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전에 들어 왔던 그 창고 안에는 다른 여자로 바뀌어 매여 있었다. 같은 모습으로 팔다리가 매여 있고 옷은 모두 벗겨진 채 알몸이었다. 그 여자는 서른 살 정도 되어보였고 젖무덤이 유난히 컸다. 사타구니의 음모도 무성하게 눈에 띄었다. 눈빛은 또렷하고 얼굴에는 굳은 의지조차 번뜩이고 있었다. 그녀는 각오를 한 듯 체념하고 대비하는 태도였다.
“이름을 말하라.”
“요요다.”
“나이는?”
“서른한 살이다.”
“집은?”
“맹가성 홍촌이다.”
“남편은?”
“팔로군 장교다.”
심문하던 하사관이 여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통역하던 여진홍도 눈을 빛내며 중국인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 동굴은 남편이 안내하여 숨은 것인가?”
“그 동굴은 팔로군과 관계없다. 팔로군은 그 부근에 없다.”
니시야마 하사가 여자의 젖무덤을 움켜잡아 흔들었다.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이나무라 병장, 정신차리는 거 준비했겠지?”
“하.”
병장은 코일선이 달린 전선을 여자의 머리에 꽂았다. 그 전선은 전화기와 연결되어 있었다. 충전된 전기로 전류를 보내 전기고문을 시도하려는 것이었다. 중국여자가 침착하게 물었다.
“무엇을 더 알기를 원하는가 묻습니다.”
“흠, 똑똑하군, 역시 팔로군 장교 아내답다.”
나까이 중사가 말했다.
“팔로군이 주둔한 위치다.”
“팔로군은 게릴라 전법을 쓰기 때문에 일정한 지역에 주둔하지 않고 항상 움직인다. 그러니 주둔한 장소를 묻는 것은 어리석다. 죽이려면 그냥 죽여라.”
“너의 친구 한 여자는 그 동굴의 동쪽 오 리 지점에 주둔군이 있다고 했다. 맞느냐?”
“난 모른다. 그건 고문 때문에 무조건 지어낸 것일 것이다. 확인해 보면 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똑똑하군. 우리에게 협력하면 살려 주겠다.”
“너희들이 어떤 놈들이기에 협력하나?”
“우린 동양의 평화를 위해 왔지.”
“동양의 평화? 너희들은 총칼로 이 민족의 생명과 재산을 약탈하고 있다. 너희들은 타민족의 생존권을 없애기 위해 가리지 않고 아무 짓이나 하고 있다. 저항력이 없는 많은 촌락을 파괴하고 있다. 동양의 평화가 아니라 동양을 노예화시킬 놈들이다.”
“닥쳐라.”
니시야마 하사가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 그리고 들고 있던 집게로 여자의 젖꼭지를 찝었다. 중국인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젖꼭지가 으스러졌고, 피가 흘러내렸다.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고 있을 때 전화기의 핸들을 돌려 여자의 머리에 전류를 보냈다. 전기가 흐르자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떨었다. 여자의 눈이 희게 뒤집어지면서 사지를 부들부들 떨다가 뻣뻣하게 굳었고,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듯했다. 전기고문을 받자 여자는 의식을 잃었다. 물을 떠와서 여자의 몸에 끼얹었다. 여자가 깨어나자 니시야마 하사는 단검을 꺼내 여자의 귀에 대고 말했다.
“귀 한쪽을 잘라내겠다. 팔로군의 주둔지를 대라.”
“흥----.”
여자는 콧방귀를 뀌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