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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물건 아니야""인간도 동물"..."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동물 학대 전과자도 다시 동물 입양 가능...'법 바꿔야'
펫숍에서 강아지 구매, 동물 학대에 동조한 것..."사지말고 입양하세요"

  • 기사입력 2022.11.28 17:23
  • 최종수정 2022.12.04 16:42
  • 기자명 차원 기자
▲ 구조되어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빵지’를 안고 있는 카라 전진경 대표[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 구조되어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빵지’를 안고 있는 카라 전진경 대표[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한국NGO신문이 우리 사회 각 영역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 인사들과 인터뷰하는 [NGO’피플] 오늘은 고통받는 동물들을 돕기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동물권행동 카라 전진경 대표님을 만나봅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목요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역 인근에 자리한 카라 더불어숨센터 3층 킁킁도서관에서 진행했습니다. 킁킁도서관은 동물 동화책부터 동물권에 대한 전문서까지 6천여 권의 책을 구비 한 국내 최초 동물전문도서관으로, 들어가자마자 어릴 때 몸이 안 좋은 상태로 구조된 고양이 무쇠와 알식이가 다가와 반겨주었습니다.

대표님, 먼저 동물권행동 카라가 어떤 단체인지 직접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카라는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동물권 단체입니다. 사실 우리 사회 동물권이 사회 전체적인 수준에 비해 많이 낙후돼 있는데요. 그런 부분에 대한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 제대로 된 돌봄, 펫숍 억제 활동, 도살장과 개 농장에서 구조된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찾을 때까지 돌보는 ‘더봄센터’를 파주에 만들기도 했고요. 또 반려동물 운동을 넘어 농장 동물들이나 사육 곰, 야생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비거니즘 확대 캠페인도 물론이고요. 그리고 카라는 시민의식 변화와 법 제도 개선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결국 법과 정책이 변해야 사회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카라의 강점을 법 정책 활동이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활동은 법 정책과 연결되어있고, 실제 많은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요?

-굉장히 많습니다. 개 식용 종식이 지금은 논의라도 되고 있잖아요. 근데 예전에는 아무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지 않았죠. 저희가 2014년부터 개 농장들을 대상으로 조사해서 2016년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고요. 입법 활동들을 꾸준히 해온 결과 지난 대선에서 주자들이 개 식용 종식을 공약으로 내놓았잖아요. 엄청난 사회적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또 길고양이 관련해서도 선도적으로 중성화수술(TNR)부터 시작해서 급식소, 재개발 지역 이주 사업 등 시범 활동과 캠페인을 통해 서울시나 경기도 조례에 그런 내용들이 명시되게 했어요. 그리고 공장식 축산 문제도 꼭 말씀드려야 하는데요. 이건 너무 큰 문제라 보통 동물단체들이 다루기가 참 힘듭니다. 반발도 엄청나고요. 그러나 저희가 과거 헌법소원, 공정위 제소 등 활동을 통해 2019년부터 달걀에 1번(방사 사육)부터 4번(배터리 케이지 사육)까지 표시하게 만들어 달걀 생산 농장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닭을 사육하게 했어요. 2025년 9월부터 4번 달걀은 팔 수 없게 됩니다. 모란시장 개고기 판매를 중단시키기 위한 협력도 했고, 경기도 동물보호 특별사법경찰단 탄생 배경에도 카라가 있습니다. 

사실 이상적인 이야기만을 하는 것은 쉽지만, 직접 현장 조사를 나가고 동물들을 구조하고 구조한 동물들을 돌보면서 법과 제도에 대한 활동을 통해서 입법까지 이끄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전진경 대표님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합니다. 카라의 창립 멤버이시지요?

-저는 원래 동물을 사랑하는 시민이었는데, 1999년 김홍신 의원의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 시도 당시 그런 시민들이 모여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 식용 합법화 논의를 저지하기 위해서죠. 그렇게 2002년 카라의 전신인 ‘아름품’의 창립멤버로 합류하게 되었고요. 그때 초대 대표인 임순례 감독님도 만났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동물영화제를 한 것으로 아는데 잘 진행되었습니까?

-2018년에 시작한 ‘카라동물영화제’로 시작한 영화제인데요. 올해 5회를 맞이하여 ‘서울동물영화제’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고무적인 점은 매년 관객이 2배 정도 늘고 있다는 점이에요.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기쁩니다. 서울동물영화제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을 행위의 주체로 드러내고, 동물이 안전하게 촬영되었는지 방식까지 살피며, 운영에서도 동물, 환경, 지구를 해치지 않는 방식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또한 세계 동물권 이슈를 논의하고 대안적인 영화를 소개하는 장으로, 시민들의 생명감수성을 연결하는 지역 중심의 축제로 앞으로 더 성장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 있다면?

-‘비인간인격체’라는 작품인데요. 아르헨티나의 동물원에 격리 전시되고 있는 오랑우탄 ‘산드라’와 침팬지 ‘세실리아’ 주인공입니다. NGO 단체, 프로예크토 그란 시미오가 변호사들과 함께 세 가지 기본권인 생존권, 자율권, 고문받지 않을 권리를 그들에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여정을 담았는데요. 동물을 이용해 얻어온 경제적 이익을 잃을까 두려운 관리인, 동물 밀매 조직과 대항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나타납니다. 결국 소송전이 이어지고, 아르헨티나 법원은 산드라와 세실리아를 ‘비인간인격체(Non-human person)’로 간주해 신체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인정했으며, 숲으로 돌려보내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보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나오기 힘든 판결이라는 생각에 슬펐습니다. 동물을 대하는 두 나라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이 등 동물 학대 영상을 올려 공유하던 ‘동물고어방’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현재 그런 방들을 다 사라진 상태입니까?

-여전히 존재하고요. 이대로는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플랫폼 채널에 꾸준히 하는 이야기가 빨리 규제하라는 겁니다. 플랫폼이 책임지고 없애야죠. 또 규제하지 않을 시 플랫폼이 처벌받도록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동물을 학대해도 그 처벌이 징역 3년, 벌금 3천만 원이 최대 형량인데 좀 약한 편인가요?

-네, 사실 징역 3년에 3천만 원, 결코 작은 처벌은 아닙니다. 동물을 학대하면 징역 3년을 살고 벌금 3천만 원을 내야 한다, 이런 메시지라도 분명하게 줄 수 있으면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근데 문제는 이 형량이 안 나온다는 점이에요. 지금까지 최고가 2년 6개월이고요. 포항 고양이 연쇄 살인 사건 같은 아무리 심각한 범죄를 했어도 그게 최곱니다. 3년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이마저도 안 나온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 기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전진경 대표[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 기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전진경 대표[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심각해지는 ‘캣맘 혐오’도 이런 범죄의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길고양이 살처분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죠? 호주의 예시를 들기도 합니다.

-어떤 주장을 할 때는, 상황에 맞는 근거를 댔으면 좋겠습니다. 말씀하신 호주의 예는 길고양이들과 전혀 연관성이 없어요. 설명해 드리자면, 호주의 자연보호구역에 있는 고양이들을 살처분 한 거예요. 원래 고양이가 살지 않던 섬에 옛날 배를 타던 사람들이 고양이를 데려다가 풀어놨는데, 이 고양이가 새 알을 잡아먹었던 거죠. 근데 또 그 새들이 멸종위기종이었고, 해서 살처분을 선택한 겁니다. 근데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어요. 쥐와 토끼가 나타나 새 알을 또 먹어버렸습니다. 실패한 살처분 정책이었던 거죠. 

또 기자님은 젊으셔서 잘 모르실 수 있지만, 옛날 저 어렸을 때는 여기저기 쥐가 정말 많았어요. 막 쥐잡기 운동 같은 것도 하고 그랬다니까요. 고양이가 이렇게 많아지게 된 것은 그 쥐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쥐들이 많이 줄어들기도 했죠. 그렇게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정착하면서 지금은 쥐를 보기가 힘들잖아요. 도시에서 고양이는 얼마든지 생태계의 일원으로 공존할 수 있어요. 그래서 국가에서도 공존을 중심으로 정책을 하는 겁니다.

고양이 울음소리에 반발하는 주장도 있는데요. 고양이 울음소리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짝을 찾기 위해서지요. 그래서 우리가 중성화수술을 하죠. 중성화수술(TNR)된 길고양이들은 영역을 지키며, 더 이상 개체수를 늘리지 않습니다. 발정기 때 나는 울음소리나 싸움으로 인한 시끄러운 소리도 줄어들고요.

오랜 기간 활동하시면서 동물 학대 신고가 현재 이전보다 많이 들어오는지 적게 들어오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훨씬 많이 들어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실제로 학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시민의식이 향상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매우 긍정적인 이유고요. 학대가 늘어나는 이유는 동물들과 접촉면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개를 키우는 집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정말 많잖아요. 고양이도 그렇고요. 그러다 보니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이 생긴 거죠. 제도적인 보호책이나, 반려인에 대한 사전 교육 등이 없이 펫숍 산업이 팽창한 것도 원인인 것 같아요. 절대 동물을 키우면 안 되는 사람들이 또 펫숍을 통해 분양받고 학대하고 하거든요. 

최근 정치권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관련 논란에 관한 카라의 입장은 어떻게 되나요?

- 이 공방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다뤄져야 할 동물 복지가 빠져 있어요. 한때는 귀하게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그냥 천덕꾸러기가 돼버린 거죠. 그저 여야 정쟁의 도구로 쓰이고 있어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금 법적으로 곰이와 송강이는 대통령기록‘물’이죠. 그럼 어떻게 법을 바꿔 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 논의해야죠. 이게 정쟁이 필요한 일인가요? 

이번에 처음 이런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닙니다. 그동안 계속 반복돼온 문제예요.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게 중요한 데..그대로 정쟁만 반복하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이전에도 아무 계획 없이 동물을 선물로 받고 분양시켜서, 새끼를 낳으면 아무런 신경도 안 쓰고 그랬거든요. 이번에는 일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택에 데려갔죠. 거기까진 좋았습니다. 근데 동물은 물건이 아닌데, 그냥 물건처럼 반납해 버렸어요. 

아쉬워요. ‘나는 얘네들을 입양해서 같이 계속 살고 싶은데, 이러이러한 걸림돌 때문에 어렵다’라고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요. 그렇게 한마디만 해줬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겁니다. 그러나 충분한 설명이 없이 반납해 버리니, 결국 비판받는 거죠. 어떤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고, 그런 것들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끝까지 데리고 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공론화해서 그간 쌓여온 문제들을 해결했어야 합니다. 사실 국민의힘 ‘파양’ 프레임도 잘못된 거거든요. 규정상 입양이 불가해 입양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파양을 합니까. 

지금이라도 빨리 곰이와 송강이를 중심에 놓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서로 남 탓만 하고 있을 게 아니에요. 절대 진영 논리에 휘둘려서는 안 되고요. 이제 이 친구들을 어떻게 보호하는지에 따라 그들의 진심이 입증될 겁니다. 결국 또 동물원으로 가서, 전시 동물로 전락하고 잊히는 그런 처지가 되어선 안 되겠죠. 저희도 계속 목소리 낼 거고요. 우리 정치권의 낙후된 동물권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 “식용견은 없다”[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 “식용견은 없다”[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강아지와 고양이 외에 다른 동물들을 보호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명을 좀..?

-우선 저희가 하는 법 제도 개선 활동은 모든 동물들을 위한 것입니다. 또 다수의 농장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어요. 돼지, 닭, 기러기, 칠면조, 흑염소 등이 있죠. 보신용으로 많이 기르거든요. ‘곰 사육 금지 특별법’ 청원도 곧 시작할 예정이니까요, 꼭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 평생 철창에 갇혀 사는 사육 곰들이 319마리가 있습니다. 저번에 산불이 났을 때는 산에 사는 야생동물들을 위해 먹을 음식을 놓아주기도 했고요. 

실험용 동물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험용 동물의 수를 최소화하는 것, 어쩔 수 없는 경우라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 가급적 고등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 불필요한 해부 실습을 없애는 것 모두 정말 중요한 일들이죠. ‘미성년자 동물해부실습 금지’ 조항도 저희가 만든 겁니다. 모피 반대, 채식 운동 등도 있고요.

동물 학대의 온상으로 불리는 ‘펫숍’은 아직도 건재합니까?

-네. 우리가 열심히 활동할수록, 저쪽의 마케팅도 대단합니다. 점점 작고 어리고 예쁜 인형 같은 동물들을 만들어내서 이익을 얻죠. 심지어 요새는 늙으면 파양까지 책임진다는 식으로 마케팅을 하더라고요. 이미지가 안 좋아지다 보니, 소비자들의 도덕적인 책임감과 부담감을 줄이는 일에도 열심입니다.

대부분의 펫숍이 판매하는 강아지를 강아지 공장에서 공급받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천 곳의 강아지 공장이 있고요. 그곳의 모견들은 반복된 강제 출산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죽는 경우도 많죠. 만약 펫숍에서 강아지를 샀다면, 이 폭력에 동참하신 겁니다.

사람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지만, 그것만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법 제도가 바뀌어야 해요. 해외에서는 이미 펫숍이 불법화되거나 유기견들만 팔 수 있게 하는 등 규제가 상당히 강화돼있는 상태입니다. 강아지 공장도 마찬가지고요. 우리도 이제라도 법적 규제에 나서야 합니다. 

오늘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가장 필요한 법안을 꼽아주신다면 뭘까요?

-우리 헌법에 동물 보호에 관련된 내용이 없다는 사실 알고 계시는가요? 헌법에 동물 보호를 국가의 책무로 넣어야 합니다. ‘국가는 동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그다음 법률이 따라와 줘야죠. 

동물보호법에 개 식용 금지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요. 그리고 또 중요한 이야긴데, 동물을 학대한 전과가 있는 사람이 다시 동물을 입양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충격적이죠. 아동 관련 범죄를 저지르면 교육 기관에 취업을 못 하잖아요. 근데 동물은, 학대해도 또 동물을 키울 수 있어요. 이거 바뀌어야 합니다.

자꾸 개를 먹지 말자고 하는데, 그럼 삼겹살이나 치킨은 먹어도 괜찮은 거냐. 이런 이야기 굉장히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모든 동물들에 대한 도살을 금지하자. 좋은 이야깁니다. 그 방향이 맞고요. 그런데 지금 그 논의가 현실적으로 진행될 수 있나요? 이상은 단계적으로 실현되는 겁니다. 매듭이 막 얽혀있어서 이걸 풀어야 하는데, 이쪽 매듭을 먼저 풀자고 했더니 그럼 저 매듭은 안 풀어도 되냐고 따지는 꼴입니다. 일단 할 수 있는 거부터 해야죠. 개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는데, 식용 개들이라고 하는 개들이 있다, 이문제부터 해결하자, 이거 잘못된 주장 아니거든요. 

지금 우리가 정말 많은 동물들을 요만한 데 가둬 놓고 사육하고 있는데, 그럼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좀 편안하게 살게 해주자. 충분히 의미 있는 주장입니다. 개 농장 폐쇄와 개 식용 금지는 저희가 지금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돼지농장 다 없애고 돼지고기 금지하자는 이야기보다요.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말씀드린 것처럼 물론 다른 농장 동물들의 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 서울 마포구 망원역 인근에 자리한 카라 더불어숨센터[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 서울 마포구 망원역 인근에 자리한 카라 더불어숨센터[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카라와 함께할 수 있는 봉사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또 카라를 돕고 싶은데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우선 더봄센터에 오셔서 산책시키고 놀아주고 하시는 활동이 있고요. 아직 동물과의 접촉이 어려우신 분들은 거주 환경을 위한 청소나 세탁이나, 이런 활동도 있습니다. 또 저희가 기자회견을 할 때 오셔서 힘을 실어주실 수도 있고요. 

그리고 이제 법 정책 활동을 하는데 시민들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청원만 해도 그렇고요. 학대자를 엄벌하기 위한 탄원 서명을 해주실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SNS를 통해 이런 청원에 동의해 주세요, 이런 서명을 해 주세요 이런 요청을 많이 드리곤 하는데요. 그런 메시지를 여기저기 공유해 주시는 것만 해도 저희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손쉽게 동물권의 확장과 동물들을 위해 기여해주시는 방법이죠. 그래서 저희를 팔로우해 주시고, 청원에 참여해주시고, 주변에 참여를 독려해주시고. 이렇게만 해주셔도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왼쪽부터) 콩지, 단지, 빵지, 엄마 진순이, 몽지[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왼쪽부터) 콩지, 단지, 빵지, 엄마 진순이, 몽지[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입양 시 '맞음비' 10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책정된 금액인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동물 구조를 하면 가장 먼저 건강검진을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치료를 해요. 아픈 상태로 입양을 보낼 수는 없잖아요. 여기에 최소 100만 원에서, 보통 500만 원이 넘게 들어가고요. 학대받거나 방치된 동물이 사람이 맞을 수 있게끔 사회화 과정에 드는 비용과 노력은 이야기할 것도 없죠. 사실 이렇게 막대한 돈이 드는데, 10만 원으로 어떤 우리가 비용을 커버하겠다 이런 개념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왜 돈을 받지, 이상하게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데요. 

첫째로는 이런 과정을 다 아시는 입양자님들께서 무료로 입양을 한다면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입양을 하면서 다른 동물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묻기도 하시고요. 맞음비가 결국 다른 남아있는 동물들을 위해 쓰이니까요. 두 번째는 그 동물의 귀함을 증명하는 하나의 상징 같은 겁니다. 우리가 귀한 무엇을 줄 때는 절대 그냥 주지는 않잖아요. 그런 의미도 있습니다.

▲ 기자에게 진순이 가족에 얽힌 사연을 설명하고 있는 전진경 대표[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 기자에게 진순이 가족에 얽힌 사연을 설명하고 있는 전진경 대표[한국NGO신문 차원 기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인터뷰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으신 부분을 세 문장으로 요약해 말씀해 주세요.

-동물은 물건이 아니고, 인간도 동물입니다.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기후위기, 전염병 등 문제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카라의 활동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그냥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카라 더봄센터뿐 아니라 이곳 더불어숨센터에도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그중 저는 옥상에 사는 진순이네 가족을 만나러 갔습니다. 진순이는 개장수에게 쫓기다 한 시민에게 구조돼 카라로 오게 되었는데 생후 3개월 된 새끼 4마리도 함께 왔습니다. 4마리의 새끼 콩지, 빵지, 몽지, 단지는 현재 새로운 가족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저와는 첫 만남인데도 짓지도 않고, 살갑게 애교를 부리며 벌써 화장실도 잘 가리는 모습에 놀랐는데요. 이 귀여운 강아지들과 가족이 되고 싶으신 분들은 동물권행동 카라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입양 신청을 해주시면 됩니다. 제 기사로 한 친구라도 가족을 찾게 된다면 그만한 보람이 없을 듯 합니다.

▲ 카라 활동가가 직접 촬영한 연천 번식장[동물권행동 카라]
▲ 카라 활동가가 직접 촬영한 연천 번식장[동물권행동 카라]

<인터뷰 후기>

17일 저녁, 카라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활동가들이 연천의 한 번식장에서 강아지들을 구조하고 있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상황을 추가로 물어보니 현장에서 탈장으로 보이는 개체(이름은 ‘루시’로, 카라에 따르면 강아지 공장에서 6년간 임신과 출신을 거듭하며 새끼를 낳다 사망했습니다)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이후 긴급격리조치, 전체 개체에 대해 소유권포기를 받아 총 81마리를 구조했다고 합니다.

해당 번식장은 지자체의 허가를 받은 합법 번식장임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치우지 않은 배설물, 불법 의료행위(주사기와 약품 등 현장 발견), 백골 발견 등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하는데요. 카라는 번식장에서 고통받는 또 다른 루시들을 살려내기 위한 ‘루시법’ 제정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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