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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 『한밤에 쓴 위문편지 -아픈 이웃에게』 출간

"세상의 모든 아픈 이웃에게 위문편지를 쓰다"

  • 기사입력 2018.07.31 10:43
  • 기자명 차성웅 기자

이승하 시인(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이 시가 있는 에세이 『한밤에 쓴 위문편지 -아픈 이웃에게』(케이엠)를 펴내, 병상의 환자와 가족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의료진까지 살펴가며 이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폭넓게 전하고 있다.

▲ 이승하 시가 있는 에세이 『한밤에 쓴 위문편지 -아픈 이웃에게』(케이엠)


이 책은 제1부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는’ 제2부 ‘진료실의 시인들’ 제3부 ‘병실로 띄운 엽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1, 2부는 에세이로 이 시인이 직접 봉사하고 경험하며 느꼈던 생명에 대한 사유를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다. 또한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회한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3부에는 직접 쓴 10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시 ‘회복기의 아침에’ ‘어린 생명에게’ ‘수혈을 기다리며’ ‘어떤 손’ 등은 병상에서 느낀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모든 이들의 과정을 잔잔하고 진솔하게 묘사하여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이 시인은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4개월간 입원해 계셨는데 침대 옆에 간이침대를 놓고 새우잠을 잔 날도 많았다”면서 “이 땅의 하고많은 시인 중 한 명인 내가 정성을 다해 위문편지를 쓴 것으로 생각해달라. 우리는 생로병사의 쳇바퀴를 벗어날 수 없는 유한자이지만 퇴원 이후의 새 삶에 대한 희망만은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하 시인은 학자의 양심을 걸고 문학 표절 시비를 거론한 ‘욕망의 이데아’(케이엠)도 출간됐다. 이 시인은 “일본을 넘어서야 한국문학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회복기의 아침에

장기의 일부를 도려냄으로써/수술은 일단 성공적으로 끝났다//길이도 넓이도 알 수 없는/여분의 시간들을 게워내고 있는 태양/태양의 알갱이들이/창으로 눈으로 쏟아져 들어와/이렇게 종알댄다/이제부터 네 앞의 생은/덤의 생이란다/네가 쌓아갈 시간의 봉분은/너 자신의 것이므로 알아서 하렴/크든 작든//작든 크든/저 나무가 저토록 잎 푸른 것은/뿌리가 아팠기 때문일 게다/보이지 않는 곳의 뿌리/물을 찾아서 땅 깊은 곳으로//돌을 스쳐 바위를 피해/아프지 않은 곳으로 가기 위해/뿌리는 많은 날을 참았을 게다/자기만이 아는 겹겹의 아픔을//꽃나무가 꽃 한 송이 피워낼 때/땅강아지가 땅 한 뼘 기어갈 때/아무런 아픔이 없었다고/말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 이승하 시인


약력:
-경북 의성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1984),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1989)
-현)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한국문예창작학회 회장
-<문학나무> <불교문예> <문학 에스프리> 편집위원
-시집: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생명에서 물건으로』 『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 등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
-시론집: 『한국의 현대시와 풍자의 미학』 『세계를 매혹시킨 불멸의 시인들』 등
-평론집: 『욕망의 이데아』
-수상: ‘지훈문학상’ ‘시와시학상 작품상’ ‘천상병귀천문학대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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