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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브랜드나 유통형태별로 달라지는 가격, 과연 적절한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크게는 약 2.4배 이상의 가격 격차 보여

  • 기사입력 2018.12.05 14:32
  • 기자명 김하늘 기자
-업계 선두 ‘삼다수’, 추정원가 대비 2.2배 높아

[한국NGO신문] 김하늘 기자 = 물을 사먹는 시대가 열린지 20년이 넘은 지금, 가파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되어 현재 생수시장에는 200개가 넘는 생수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1강(1强, 삼다수) 1중(1中, 아이시스) 다약(多弱, 그 외의 브랜드)’의 구조로 생수 시장이 점유되어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이하 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 11월 29일, 소수의 업체가 매출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생수 시장에서 소비자들기 충분한 편익을 얻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먹는 샘물의 시장 현황 및 가격 변동을 살펴보고, 원가추정 및 재무 분석을 통해 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다.

동일 브랜드인데도 유통 형태별로 가격 차이 지나치게 커,

▲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협의회가 조사, 분석한 바에 따르면, 동일한 브랜드의 생수임에도 2L기준 아이시스는 유통 형태별로 910원, 삼다수는 645원 차이가 나며, 500ml기준 아이시스는 485원, 삼다수는 470원의 차이를 보였다. 편의점은 유통경로가 길고, 인건비, 임대료, 가맹수수료 등의 고정비 지출이 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질 수 있으나 대형마트에 비해 무려 2.4배나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유통 형태가 생수 가격에 영향력이 매우 큰 요인임을 알 수 있다.

같은 수원지임에도 브랜드 다르면 크게 2배 이상의 가격 차이 보여

▲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또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과 경남 산청군 시천면,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수원지에서 나오는 생수는 같은 성분으로 구성된 물이면서도 가격에 큰 차이가 있었다.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같은 수원지를 둔 풀무원샘물과 커클랜드시그니처는 2L 기준으로 각각 700원, 300원에 판매되어 두 브랜드 간 400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일한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는 생수라 할지라도 다른 수원지 및 다른 제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경우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실태는 물의 성분이나 품질이 생수가격 형성에 큰 요인이 아님을 보여준다.

“삼다수 2L 원가추정액 약 529원, 판매가 대비 이익률 54%로 지나치게 높아

협의회는 생수의 제조 원가를 추정하기 위해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삼다수의 제조업체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3개년도 손익계산서를 활용했다. 2017년 재무제표 상 기초재고자산과 기말재고자산이 유사한 것으로 보아 매출원가를 제조원가로 가정, 제품매출원가를 판매량으로 나누어 단위당 원가로 환산하였다. 또한 유통업체 납품 이후의 부분은 삼다수의 유통사인 광동제약의 2017년 재무제표 상 판매비와 관리비(이하 판관비)를 판매량으로 나누어 단위당 판관비를 환산하였다.

그 결과 삼다수의 유통 이전 제조 원가는 2L당 약 414원, 유통 이후 원가라 할 수 있는 단위당 판관비는 약 114원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다수의 추정원가는 2L당 약 529원이고, 평균판매가격은 1,165원이므로 이익률은 54%로 추정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재무상태로 비교해 보아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7년 기업경영분석 보고서의 음료업계 제품원가율이 56%, 영업이익률은 10%인 것에 비하면 앞에서 추정된 삼다수의 추정 이익률은 동종업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가격인하의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8월, 삼다수는 출고가를 6~10% 인상하였다. 그러나 삼다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주요 원재료 품목의 단가 상승으로 전년대비 매출원가가 상승하기는 했으나, 판매단가 변동 없이 매출액이 증가하여 실질적으로 이익률은 변동이 없었다. 따라서 원자재가격상승을 이유로 단행한 이번 가격 인상폭은 검토결과 과도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지역 공사로서 수익성 뿐 아니라 공공성도 창출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시장점유율 확대 각축전, 과도한 광고선전비가 수단이 되선 안 돼

협의회는 “소위 ‘물 전쟁’이라 할 만큼 자리차지 싸움이 치열한 생수 시장에서 업체들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고가의 모델을 고용하기 위한 광고 선전비 및 소매유통업을 통한 영업활동비용 때문에 소비자가 갈수록 비싼 생수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무엇보다 업계 선두 브랜드인 삼다수는 생수의 성분을 통한 기능적 차별성과 가격을 통한 경제적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앞장 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상기 원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부당한 가격 인상 및 과도한 홍보활동 생수 업체들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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