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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화가를 만나 또 다른 예술의 수레바퀴를 달다"

이솔 시인, 시집 『미술관 읽기』 출간

  • 기사입력 2019.05.28 10:22
  • 기자명 이경 기자

이솔 시인의 새로운 시집 『미술관 읽기』가 ‘시문학 시인선586’으로 출간되어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솔 시인의 작품은 이러한 사실을 우리에게 인식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추상적인 미술을 감성의 이해로 탈바꿈시켜 독자들에게 또 다른 예술의 맛을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번 시집은 다른 시집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그만의 예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 이솔 시집 『미술관 읽기』

시인은 그림 앞에 서서 단순히 화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켜 또 다른 예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솔 시인만의 독특한 시의 수레바퀴를 더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는 특별한 형식이다.

이 시집 해설에서 김철교(시인, 평론가)는 “이솔 시인은 작품 앞에서 예술가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작품을 관조한 다음, 슬며시 등장하여 그림과 이야기한다. 적지 않은 시에서 맨 먼저 작가를 간단히 소개하고, 이어 작품 묘사 그리고 시인이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작가 소개를, 시 본문에 넣는 것이 군더더기라고 볼 수 있으나, 오히려 한 편의 시를 객관적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안내가 되고 있다.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것처럼...” 또한 “이솔 시인의 미술관 읽기는 한국 미술의 현장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는 종합미술관인 셈이다”라고 한다.

이와 같이 시인이 화가와 만나 각각의 특성과 개성을 잘 살려낸 총 68편의 작품을 이끈 수레바퀴가 어떠한 역할로 독자들에게 다가갈지 큰 반응을 기대한다.


지금도 생각 중이다:
「부르텔의 자각상」앞에서 -미술관 읽기·1

비스듬이 생각 중이다
각진 얼굴이 냉철함으로, 긴 코와 수염과
이지적인 눈빛이 청동으로 살아있다

「검을 든 전사」에게
검을 쥐게 하고 함성을 지르는 입을
돌격자세의 허벅지와 발끝까지 뻗히는 힘을
생동하는 근육은 탄탄한 가슴근육과 함께
몸 전체가 한 곳을 향하게 한다
거친 돌덩이 같은 저항을 뭉쳐놓는다
지금도 생각 중이다
「로댕의 흉상」은 고집스런 할아버지로 세우고
「목 있는 아폴론 두상」은 강직하고 지적이어서
더욱 균형잡히게 한다

모든 것들은 한데 모아 윤곽을 이루리라 생각 중이다
인간적 고뇌나 마음 속 갈등은 깊은 눈으로
청동 속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근육의 힘을 살려내야 한다
거칠고 투박한 덩어리에
울부짖음과 순수가 숨쉬는
부르텔의 기표

▲ 이솔 시인

이솔 시인 약력

*함남 함흥 출생
*수도여자사범대학(세종대)국문학과 졸업
*중등학교 교사로 명예퇴직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국제펜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시현장 동인
*시집: 『수자직으로 짜기』 『신갈씨의 외투』 『수묵화 속 새는 날아오르네』 『첼리스트를 위한 기도』 『미술관 읽기』
*푸른시학상, 청마문학상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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