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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 시인의 연작 시집 『99인의 자화상』출간

인간 직업의 초상적 자화상을 시로 읊다

  • 기사입력 2019.07.11 19:01
  • 기자명 이경 기자

최근 한국 정치인의 꼴을 낱낱이 풍자하여 세간의 화제를 일으킨 이오장(67) 시인은 우리의 직업군 99종을 선택하여 업종마다 다른 특성과 애환, 동기, 과정을 서정적으로 풀어내어 『99인의 자화상』(시문학사)을 펴냈다.

▲ 이오장 시집 '99인의 자화상'

자신의 자화상 및 농부, 어부, 목수 등 삶의 기본을 이루는 직업과 네일아트. 커피 바리스타. 꽃차 소믈리에 등등 전혀 생소한 현대의 직업들도 찾아내어 인간 내면의 모순과 삶의 방식, 애환을 시로 그려낸 것이다.

시 해설을 쓴 조명제 시인은 "권력층과 약자, 지식인과 예술가, 전통적 업종과 첨단적 업종, 당당한 직종과 말단적 직종 등 다양한 직업군을 그리면서 현실사회의 실체라 할 그들의 삶과 인생관에 대한 철학적 담론을 서정성의 토대 위에 구현한 점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 소외되거나 사라져가는 직종인에 대한 시인의애정어린 시선이 감동적이거니와 그들 자화상을 통해 확인되는 추억과 풍속문화의 형상적 기록은 값진 작업으로남을 것이다"라고 해설을 통해 밝혔는데 이것은 한국 시문학 역사에서 각종 직업종을 시로 표현한 것은 처음이며 "왕릉" "고라실의 안과 밖" 등 연작시를 꾸준히 써온 이오장 시인의 특성을 잘 살린 것이라 하겠다.

모든 생명은 먹어야 생을 유지하고 먹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원시적인 사냥이나 식물 채취라 할지라도 움직여야 살아간다. 그러나 살기 위한 방법은 각각 다르다. 자신의 느낌과 경험대로 각자의 일을 정하여 그것에 매진하게 되고 그 일에 전문성이 형성되어 그 방면의 능력자가 된다. 이것이 직업이다.

그 직업은 인간의 발전에 따라 변하고 확대되어 현재 지구상의 직종은 대략 2만 가지가 넘고 한국에만 1만 가지 이상의 직업군이 형성되어 있다는 조사발표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직업 외의 직종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신의 전문성에만 자긍심을 가진다. 하지만 삶에 직업이 없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직업의 특성과 인간 본연의 자세를 분류한 시집이라 하겠다.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높이는/넓이에서 시작한다/하나의 시작이 백이라도/무게의 차이는 비례/끝나는 곳에 다시 하나/쌓고 쌓아도 벽돌은 변함없다/사는 일은 벽돌 쌓기/기초가 틀어지면/두 개를 올리지 못하고/그 위에 올라가는 것은 좌절/옆과 옆의 손잡이가 없다면/담장도 없다/높이를 원한다면/옆 사람 손 잡아줘라/잡힌 손에서 얻는 힘이/높이를 지탱한다” [-조적공 전문]

이처럼 시대를 살아가며 기계에 밀려 사라지는 조적공을 통하여 인간 본연의 자세를 탐구하고 그들의 직업을 통하여 협동과 조화를 이루라는 잠언적인 표현으로 각종 직업을 통한 인간사회를 그려냈다. 시편마다 읽다보면 자신이 경험하지 않아도 직접 겪어보는 듯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이처럼 다양한 직업군의 시편들이 새로운 체험과 감동으로 독자들께 다가갈 것이다.

▲이오장 시인

이오장(李五長) 약력

-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문화정책 위원
-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국장, 상임이사, 사무총장 역임
- 한국 ngo신문 자문위원
- 시 집: 『바람꽃을 위하여』 『꽃과 나이테』 『꽃과 바람의 변주』 『왕릉』
『화석의 울음』 『꽃의 단상』 『날개』 『아버지, 아버지』
『인간학 개론』 『고라실의 안과 밖』 『천관녀의 달』 『노랑리본』
- 동시집: 『서쪽에서 해뜬 날』 『하얀 꽃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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