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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용기 영공 침입, 단호히 대처해야

  • 기사입력 2019.07.26 09:44
  • 기자명 발행인

러시아의 폭격기·정찰기와 중국 폭격기 등 총 5대의 군용기가 지난 23일 오전 동해상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수차례 무단 진입한 데 이어 러시아 정찰기 1대는 독도 인근 우리나라 영공까지 두 차례 침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우리 군은 전투기들을 출격 시켜 총 360여발의 경고사격을 한끝에 이 군용기를 몰아냈다. 한국 영공에 다른 나라 군용기가 침범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이번이 처음이며, 우리 군의 경고사격도 처음이다.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즉각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에게 전화해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외교부도 주한 러시아·중국 대사 등을 불러 항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비행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공군과 함께 실시한 합동 초계비행의 일환이었고, 다른 국가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며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오히려 한국군의 경고사격이 자국 군용기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전문을 우리 국방부에 보냈다. 사건 당일에는 러시아 무관이 유감을 표명하고 영공 침범은 기기의 오작동 탓이라더니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한국 군용기가 경고 사격을 실시한 것은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추어 도저히 수용할 수 없고 매우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서 제3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식의 도발로 나온 것에는 이번 분쟁을 틈타 독도가 한일 간의 영유권 분쟁 지역임을 대내외에 다시 한 번 각인시키면서 이를 국제 문제로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북한 핵문제, 중동 호르무즈해협에서의 미국·이란 대치 상황, 미·중 무역전쟁 등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발생했다. 대다수 국제정치 및 지역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을 한미일 군사협력을 중심으로 동북아 안보태세를 공고히 하려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한미일 3각 동맹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일관계의 균열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문제는 중·러의 이번 도발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일과 중·러의 대립이 격화되고, 한·일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는 언제든지 군사적 도발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우리의 주권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주변 강대국들의 대응에서 우리 권역을 수호할 수 있는 군사적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냉혹한 국제사회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국토 수호의 단호한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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