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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왜 문제일까?

환경운동연합 Q&A로 알아 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관련 궁금증

  • 기사입력 2019.08.21 20:52
  • 기자명 은동기 기자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최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의 숀 버니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에 “아베 내각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전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 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럴 경우, 최 인접국인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기고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후쿠시마 원전에 쌓여있는 방사능 오염수 탱크 ⓒKBS 화면 캡처

이로 인해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이 야기한 문제를 일본 동부지역에 국한해 보아 온 원자력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인식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왜냐하면 만약 일본 측이 오염수를 일본 동해에 방류한다면, 그 오염수는 편서풍과 태평양 해류(난류)를 따라 중국 동부와 우리나라의 동해를 돌아 다시 태평양을 흘러들어가 인접국들에게 필연적으로 직접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관세중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은 니시나가 도모후미(西永知史) 주한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 해명을 요구했다. 앞서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21일에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을 만나 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대한체육회는 2020 도쿄하계올림픽을 앞두고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선수단장 회의에 참가하여 후쿠시마 인근 지역 경기장의 방사능 안전 문제 및 선수식당 식자재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에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선수들의 방사능 오염에 노출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개진하는 등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 환경운동연합 로고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은 앞서 지난 4월 2일, <일본산 농수산물 방사능 오염 실태 및 WTO 대응 입장> 제하의 발표문을 통해 일본산 농수축산물 방사능오염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한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환경운동연합은 또 지난 8월 14일, 홈페이지에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왜 문제일까?> 제하의 글을 통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문제점 등을 설명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때 원전의 핵심이자 가장 위험한 물질인 핵연료가 통제력을 상실한 채 노출되었고, 지금까지도 수거되지 못하고 있다. 핵연료는 많은 열을 발생시키며, 이 열을 식혀주지 않으면 핵연료는 폭주하게 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양의 방사능 물질을 내뿜게 된다.

때문에 핵연료는 늘 찬물에 잠겨있어야 하지만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도쿄전력(후쿠시마 원전 관리 회사)에서는 매일 많은 양의 물을 후쿠시마 원전에 냉각수로 주입하고 있다. 이렇게 주입된 냉각수가 핵연료와 직접 닿아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수가 된다. 이 오염수는 원전 주변으로 스며들어 지하수와 섞이며 엄청난 양으로 불어나게 되고, 그 양은 매주 2천~4천 톤에 달하며, 현재까지 저장탱크 속에 100만 톤이 넘게 쌓여있다고 알려져 있다.

방사능 오염수는 정화가 안 되나?

도쿄전력은 그동안 오염수에 다른 핵종은 없이 삼중수소만 존재하는 것처럼 말해왔다. 오염수를 탱크에 저장하기 전 핵종제거설비로 62종의 방사성 핵종을 걸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8월에 열렸던 후쿠시마 주민공청회를 통해 삼중수소 뿐 아니라 세슘137과 스트론튬 90, 요오드 131 등 여러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당시 쌓여있었던 오염수 94만톤 중 89만 톤을 분석해보니, 무려 75톤이 방사능 방출기준치를 초과했고, 그 중 스트론튬90은 기준치의 2만 배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일본 아베 총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상황이며, 실제 방사성 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할 방법은 없다.

방사능 오염수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농도로 방사능에 오염된 오염수나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비극적이게도 현재로선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고준위핵폐기장(핵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고농도로 오염된 핵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한 시설)은 아직도 공사 중인 핀란드 온칼로 핵폐기장 하나 뿐이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2018년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 후쿠시마 주변 8개 현 수산물의 7%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 환경운동연합/시민방사능감시센터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육상에 보관하면서 저장탱크를 늘려가는 것이 그나마 나은 방법이다. 환경오염 최소화를 위해 땅 속 깊이 오염수를 주입하는 방법 등도 제시되었지만,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려 하고 있다. 그게 가장 값싸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면 안 되나?

일본 정부는 넓은 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해 ‘희석’시킬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방사능은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일반 화학물질과 전혀 다르다. 방사능 오염수에는 방사성 독성이 수십 만 년 간 지속될 핵종도 포함되어 있다. 오염수를 어디에 붓든 간에 바다로 흘러들어갈 방사능 총량은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게다가 일본의 인접국인 한국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2018년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 후쿠시마 주변 8개 현 수산물의 7%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치를 초과해 최대 140베크렐까지 검출된 산천어도 있었다. 세슘은 방사능을 검사할 때 기본적으로 쓰이는 핵종이고, 세슘이 검출되었다면 다른 방사성 물질도 함께 포함되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방사능 오염수에 기준치의 2만 배가 포함되어 있다는 스트론튬90은 뼈에 잘 흡착되어 골수암, 백혈병을 유발한다.

이런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은 가능할까”라는 문제 제기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 이에 대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에 제공되는 음식과 음료를 재난을 당한 지역(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식품으로 최대한 활용하고, 선수촌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 선수단에게는 한국에서 공수한 식자재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고, 또한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해 적극 대응하겠다고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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