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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 기사입력 2019.09.19 16:29
  • 기자명 편집인

​지금 우리 사회의 분노가 일촉즉발의 정점에 서 있다. 촛불혁명으로 출범해 큰 기대를 걸었던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 

문제 발단의 도화선은 민정수석에 이어 신임 법무부 장관이 된 조국씨가 입으로는 개혁을 외치면서도 자기의 안위와 가족의 출세를 위해 온갖 편법과 반칙, 불법을 일삼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이 이를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 장관은 셀프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 늘어놓은 변명들이 연일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그가 딸의 단국대 의대 논문은 “고려대 입시에 안 냈다”고 우겼지만 고려대 증빙 자료에는 기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양대 컴퓨터는 “아내가 집에서 일하려 갖고 나왔다”고 둘러댔으나 증권사 직원을 시켜 집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까지 바꿔치기한 게 탄로 났다. 범죄의 증거인멸을 위한 또 다른 범죄행위이다.

물론 웅동학원 사건 내막도 온갖 의혹 투성이고 ‘가족 사모 펀드’를 통한 코링크 투자사 관계자도 범법 행위로 줄줄이 구속되고 있고 조국 장관 부인마저 사문서 위조죄로 이미 기소돼 검찰 소환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도 문제의 중심에 서있는 조 장관은 아직 모든 것을 “몰랐다“”아니다““나중에 밝히겠다”는 등의 임기웅변으로 당장의 위기만 일단 모면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그야말로 이데올로기에 매몰된 운동권의 확신범 처럼 보인다. 목표가 선하다면 거짓말쯤은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놀라운 뻔뻔함 그 자체다. 그런데도 법무부 장관이 되어 이 나라의 법치를 담당하겠다고 한다.

누가 누구를 개혁한다는 말인가? 검찰 개혁은 꼭 조국씨가 해야 하는가? 범법자에게 법치를 맡기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검찰 개혁이 부적격자의 법치보다 더 중요한가? 이제 어떤 검찰 개혁 카드를 내놓아도 국민적 공감은커녕 의심과 반발만 살 수밖에 없다.

급기야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1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정교모는 정파성을 넘어 “조장관의 임명은 사회 정의를 윤리를 저버린 것”이라는데 공감을 표하는 교수들의 자발적 모임이다.여기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교수들도 많이 있다 .그야말로 나라를 사랑하고 사회를 사랑하는 전·현직 대학교수 3396명이 참여했다. 특히 조 장관의 모교이자 전 근무처인 서울대가 179명으로 가장 많아 참 아이러니 하다. 

이들 교수들의 시국선언문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정조준하고 있다.  

조 장관 부부는 자녀 입시를 위해 불법과 부정으로 스펙을 만들어줬고, 고등학생 딸은 대학원생도 어렵다는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조 장관을 임명한 것은 이 정부가 금과옥조로 부르짖는 ‘평등, 공정, 정의’의 3대 가치를 허물었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과연 이제 한국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 조 장관이 그만 두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도 같이 몰락한다”며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했다. 교수들 주장의 요체는 “개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조 장관 대신 사회 정의와 윤리를 세울 수 있는 사람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라"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된 인물을 법무부 장관에 앉힌 데 있다. 우리의 조국은 원래 대한민국 하나 뿐 이였다. 그런데 어느 때 부터인가 두 개의 조국으로 나뉘어지면서 국론도 분열되고 있다. 

‘격이 낮은 강남좌파’ 한 사람 때문에 온 사회가 한 달 넘게 분열되어 서로 치고받는 것은 슬프고 화나는 일이자 국력 낭비다.  

또한 오늘 저녁도 서울대,연대,고대 학생들의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는 등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대학 간 연대로 확산되고 더 커져가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 등 현 집권 세력은 이번 교수 시국선언을 ‘개혁 거부 세력들의 정치행위’라는 식으로 치부하지 말고 그나마 이 사회 지성의 보류인 대학 사회의 분노와 경고로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순자의 왕제 편에 ‘군주민수(君舟民水)’가 나온다. “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과 같다”는 말이다.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강물을 거스르는 결정을 한 문 대통령이 이제라도 어떻게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나 분명한 것은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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