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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 수렁’에서 빨리 빠져나오자

  • 기사입력 2019.09.30 10:48
  • 기자명 편집인

대한민국이 두 달 가까이 ‘조국 수렁’에 빠져 있다. 지난 달 9일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뒤 단 하루도 논란을 비켜간 날이 없었다.

 

한 개인과 관련된 이슈가 이렇게 오래 동안 끌어온 적은 없었다. 다른 중요한 이슈나 사건들은 마치 블랙홀과 같은 ‘조국 사태 수렁’에 빨려 들어가 별다른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언론지면을 연일 장식했을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와 같은 뉴스도 국민의 관심을 오래 동안 잡아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교 안보는 물론 민생과 경제 등 모든 국정 이슈가 뒷전으로 밀려나 걱정이다. 국내 양돈 산업의 몰락까지 우려되는 경기도 지역의 돼지열병의 확산 사태가 그렇고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이나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인격이 부족하고 처신이 잘못된 조국이란 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결과물이다.

 

웅동학원 비리 문제는 물론 판도라 상자처럼 연일 새로운 것이 터져 나오는 조국가족 사모펀드 의혹, 아들.딸 표창장 위조 의혹은 일단 제처 두자.

 

그런데 법무부 장관이란 사람이 자택 압수수색을 하는 검사와 통화를 하는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가 하면 자택 압수수색 자체를 접하는 태도가 정말 가관(可觀)이다.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 심정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검찰이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수사를 하고 있으며 자신은 그 희생자라는 말투다.

 

조 장관의 이런 성품 때문에 ‘내로남불’을 넘어 ‘조로남불’이란 신조어가 생겨났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수사는 다 강제적이다. 강제 수사가 아닌 수사가 있는가? 이런 무식한 사람이 어떻게 법률학자가 됐고 촛불정부의 법무장관이 됐는지?

 

법원은 검찰의 영장청구에 대해 구속적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하는 사법부다. 특히 법원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법무장관 자택에 대한 영장 발부에 대해 신중에 신중을 기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는 건 조국 장관의 위법성을 상당 부분 인정했고 더 면밀한 사실관계 조사를 위해 자택 압수수색이 필요했다는 판단을 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검찰과 법원 등 국가기관의 시스템이 엄중하게 작동한 결과를 마치 인권 탄압이라도 되는 것처럼 폄훼하는 게 법률가이자 법무장관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경제.안보.외교 등 국.내외를 둘러싼 작금의 위급한 환경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는 하루 빨리 ‘조국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조 장관 스스로가 직무를 정지했으면 한다.

 

만약, 본인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의 결단이 요청된다.

 

조 장관의 배우자는 이미 심각한 범죄 혐의로 기소됐고 자택은 압수수색까지 당하고 또 어쩌면 두 아들.딸까지 피의자가 되고 동생과 친척이 줄줄이 범죄 피의자가 될 개연성이 높은데도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장관으로 그를 계속 끌어안고 가겠다고 하는 것은 누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부르짖는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검찰 내부 구성원의 동의와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데 도덕성과 정당성을 의심받는 사람이 ‘검찰 개혁’을 한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오죽하면 검찰 내부에서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건 병역 기피 논란의 가수 유승준이 국민들에게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이라는 비아냥이 나왔겠는가. 

 

문 대통령이 희망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려면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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